디젤엔진이라면 시동을 걸고 주행할 수도 있다. MIT의 항공우주공학자 마누엘 마르티네즈-산체스 교수에 의하면 우주왕복선의 주엔진 연료인 액체 수소는 디젤엔진을 구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액체 수소를 액체상태로 유지시키려면 반드시 영하 257℃ 이하의 온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차량의 연료통 역시 고가의 액체수소 용기를 탑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엔진을 비롯한 자동차 전체가 얼어붙어 버릴 수 있다.
1950년대에 개발된 등유 연료 ‘RP-1’이라면 그래도 좀 낫다. 산체스 교수는 “알코올 기반 로켓 연료의 대체물질로 개발된 RP-1은 디젤 연료의 매우 가까운 친척”이라며 “디젤엔진의 구동에 현실적으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다만 일반 디젤(경유)과 달리 RP-1은 휘발성은 낮고 점성이 높기 때문에 추운 날에는 엔진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RP-1은 이러한 결점을 감수해가며 사용할 만큼 좋은 차량용 연료도 아니다. 로켓 연료는 휘발유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탓이다. 로켓 연료를 넣었다고 자동차가 빨리 달릴 것이라는 기대는 오산이라는 얘기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edited by Ryan Brad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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