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12년 만에 한미 간 금리가 같아졌다. 이에 지난 2011년 6월 이후 6년째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온 한국은행도 ‘긴축’의 문턱에 섰다. 다만 경기상황이나 1,4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높은 실업률 등 내부 경제상황을 놓고 볼 때 공격적 금리 인상은 쉽지 않다. 하지만 한미 금리역전이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금리 인상 압박이 큰 가운데 시장은 ‘가학적 통화주의’ 구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15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미국 정책금리는 1.0~1.25%로 금리 상단이 한국(1.25%)과 같아졌다. 더욱이 이르면 오는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올해 말 자산매입을 축소하며 시중자금을 더 빨아들일 예정이다.
한은은 금리 인상 압박에 직면했다. 미 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뛰고 있고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이런 우려로 한은은 한미 금리가 같았던 1999년과 2005년 모두 금리를 올려 대응했다.
시장은 외부 요인에 이끌려 금리를 올릴 경우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와 실질소득 감소로 민간소비가 얼어붙은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010년 자산 거품을 우려해 금리를 올렸다가 성장률이 급락했던 스웨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금리 인상의 함정에 빠진 스웨덴을 두고 ‘가학적 통화주의(sado-monetarism)’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한편 미국 금리 인상을 예상했던 금융시장은 차분했다. 코스피지수는 0.46% 내린 2,361.65로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은 20전 오른 1,124원10전에 거래를 마쳤다. /구경우·빈난새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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