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사물인터넷(IoT), 스마트고속도로 등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에 투자해야 아시아가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2차 연차총회 개막식에 참석해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 무선인터넷망 접근성 높이기, IoT망 등 새로운 ICT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제행사 데뷔 일성으로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프라를 기반으로 발전하는 제조업·서비스업에서도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며 “향후 ICT 인프라 구축은 새로운 산업의 출현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좋은 일자리에 접근할 기회가 적었던 청년·여성·노인 등 취약계층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속 가능한 인프라 개발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는 환경친화적이고 더 나아가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지속 가능 인프라 개발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전체 전력의 20%까지 높이고 석탄 화력발전도 줄여 탈원전 국가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는 국가 간 격차를 줄이고 지역 간 격차를 줄여 함께 잘 살고 균형 있게 발전하는 개발로 이어져야 한다”며 “앞으로 투자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개발될 시설이 모든 사람의 접근에 용이한지, 소외된 계층, 지역, 국가에 도움이 되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며 저는 그것이 포용적 성장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끊긴 경의선 철도가 치유되지 않은 게 한반도의 현실”이라며 “남과 북이 철도로 연결될 때 새로운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완전한 완성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6·15 17주년 기념사를 통해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이다.
지난해 1월 중국 주도로 출범한 AIIB는 해외에서 열리는 첫 연차총회지로 제주를 택했다. 진리췬 AIIB 총재는 축사에서 “AIIB 회원국들은 모두 파리기후협약에 가입한 당사국”이라며 “AIIB는 파리협약이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파리협약 탈퇴를 전격 선언한 미국과 각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AIIB는 지난해 57개 회원국으로 출범한 후 77개로 확대됐으며 이번 행사에서 3개국이 추가돼 총 80개국이 됐다. 총 27개국의 장관급 수석대표가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인프라 개발이 필요하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개도국 정부 고위관계자가 각 세션에서 각국 상황, 조달 정책을 설명하고 한국 기업인도 대거 참석한다. 총회는 17일까지 열리며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관하는 인프라 투자 촉진 세미나 등이 이어진다.
/제주=이태규·김영필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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