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러시아·브라질)펀드가 유가하락과 정치적 불안이란 암초에 걸리며 신흥국 가운데 베트남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달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베트남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면서 베트남 경제와 증시에 대한 투자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10년여 전 유행처럼 출시된 베트남펀드는 유동성 리스크에 대부분 수익률 급락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게 박준흠(사진) 한화자산운용 아시아에쿼팀 상무의 말이다. 한화자산운용의 첫 베트남 펀드인 ‘한화베트남레전드’ 운용을 맡게 된 박 상무는 “베트남이 여전히 프론티어 시장으로 리스크가 높지만 과거 불안했던 유동성 부분에서는 상당히 자유로워졌다”고 진단했다.
박 상무는 “2006년 국내에 베트남 펀드가 설정되기 시작했을 때는 베트남 증시의 시가총액이 10조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조원”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엔 베트남의 제한적인 환 시장 규모도 베트남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지만 이 같은 우려도 거의 해소됐다. 박 상무는 “단기적으로 10% 수익만 얻고 나오기엔 아까운 시장”이라며 장기 투자를 권했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3~14배로 여타 아세안 국가보다 낮다는 점도 베트남 증시의 매력으로 꼽았다. 박 상무는 “상장기업들의 이익성장률이 2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저평가된 상태”라며 “또 지난해부터 베트남 국영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이어지는 등 정부가 증시를 키운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내년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베트남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펀드에서 성공을 거둔 박 상무가 베트남에서도 어떤 성과를 거둘 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운용해 온 ‘한화꿈에그린차이나’는 누적 수익률이 67.42%로 중국 펀드의 전체 평균 수익률(26.98%)을 크게 앞서고 있다.
한편 한화자산운용은 ‘한화베트남레전드’ 펀드를 출시하기 위해 기존의 ‘차이나에쿼티’ 팀을 아시아에쿼티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운용에는 본사 인력과 싱가포르 법인 인력도 가세한다. 최소 5, 6명의 인원이 펀드 하나에 달라붙는 셈이다. 또 시니어급 운용역으로 구성된 본사의 아시아에쿼티 투자위원회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투자 전략을 논의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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