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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서비스업종 1,000명 정규직 전환

‘신의' 중시 김승연의 결단 10대그룹 첫 '비정규직 제로’ 행보

유통·서비스 분야 비정규직 비중 너무 높아 부담

선제적으로 정규직화...정부와 호흡 맞추기 분석





한화그룹이 비정규직 근로자 약 1,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10대 그룹 중 첫 행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서비스 업종의 계열사인 한화호텔&리조트와 한화63씨티·한화갤러리아 등에서 상시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방침을 정해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자는 1,000명 수준이다. 한화 관계자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고용 형태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서비스 업종이 대상으로 전체 규모는 1,000명 수준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식이나 경비 등 외주사업 계약업체 소속 파견 근로자와 한화건설과 한화케미칼 등 제조업 계열사에서 사내도급 형태로 고용한 근로자는 이번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이 전격적으로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신의’를 중시하는 한화그룹 고유의 문화와 함께 김승연 회장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일부 계열사의 상대적으로 높은 비정규직 비율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크다.



올해 1·4분기 기준 한화그룹의 총 임직원 수는 4만4,436명으로 이 중 비정규직으로 분류되는 직원은 4,500여명 정도로 추산된다. 2013년 한화그룹이 호텔서비스 직종, 백화점 판매원, 보험회사 콜센터 직원 등 비정규직 2,043명을 정규직으로 돌린 후 10%대의 비정규직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 전체로 봤을 때 비정규직 비율은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 유통·서비스 관련 계열사의 비정규직 비율은 꽤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정규직 전환 대상인 한화호텔&리조트의 경우 전체 6,566명 가운데 계약직(기간제 근로자)이 3,278명으로 절반 가까이 된다. 반면 한화그룹의 주력인 화학이나 방위산업 등 제조업은 대부분 비정규직 비율이 5% 미만이며 보험 등 금융계열사도 4년 전 정규직 전환 이후 비정규직 비율이 낮다. 이 때문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사회적 관심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정규직 전환에 나섬으로써 정부 스탠스와 호흡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승연 회장이 중시하는 ‘믿음과 의리’ 경영 철학도 정규직 전환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의 ‘우리 직원’에 대한 애정은 재계에서도 유명하다. 2015년 화학과 방산 등 4개 계열사를 삼성에서 인수한 후 김 회장은 이들 직원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쉽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다. 또 플라자호텔 리모델링 기간 중 호텔 전 직원에게 아예 3개월간 유급휴가를 준 것도 김 회장의 ‘내 사람’에 대한 생각을 잘 보여준다. /박성호·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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