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이틀 간 서울도심에서 상경집회를 벌이며 건설현장의 불법 하도급 근절과 내국인 건설노동자 고용 대책을 요구했다.
전국의 건설노조 조합원들은(주최 측 추산 8,000여명, 경찰추산 5,000여명)은 20일 상경해 대한문 앞에서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을 벌였고, 21일에는 세종로소공원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에서 “건설현장의 임금이 10년째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주노동자 인력이 다단계 하도급을 통해 불법 유입되면서 임금과 노동조건이 저하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허용된 이주노동자 쿼터는 6만 7,000명이지만 실제로는 약 30만명의 이주노동자가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집회는 이주노동자를 쫓아달라는 게 아니다”며 “이주노동자들은 노예처럼 일하고, 내국인 노동자들은 고용차별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20대 청춘을 위한 양질의 건설 일자리 창출이 요원하다”면서 “건설현장은 청년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고, 이제 정부와 건설사가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건설노조는 21일 정오께 이틀간의 집회를 마치고 자진 해산했다.
한편 이번 집회 과정에서 집회참가자와 경찰 간 충돌은 없었지만 건설노조는 인도와 3개 차로를 완전히 가로막아 보행자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교통체증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세종로소공원을 출발해 광화문로터리와 안국동로터리, 종각, 내자동로터리를 거쳐 세종로소공원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행진이 출근 시간대에 진행돼 광화문과 그 일대는 심한 교통체증을 보였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