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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젊은 CEO '4인방'...'뉴 SK' 전성기 이끈다

도시바 인수전 진두지휘 박정호

지주사 체계 안정시킨 조대식

전략·마케팅 두루 거친 장동현

정유→배터리 체질개선 이끈 김준

4명 모두 50대 중반 최태원과 동년배





SK하이닉스(000660)가 도시바메모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최태원 회장과 함께 SK그룹을 이끌고 있는 4명의 젊은 전문경영인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그룹을 이끌던 때 활약한 손길승·김항덕·황두열·조정남 등 전문경영인들과 비교하면서 ‘뉴(New) SK’의 전성기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과 함께 도시바 인수전을 진두지휘한 박정호 SK텔레콤(017670) 사장은 이들 젊은 최고경영자(CEO)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 회장과 고려대 동문이기도 한 박 사장은 지난 2011년 그룹 안팎의 수많은 반대에도 최 회장을 도와 하이닉스를 인수를 추진했던 회장의 복심으로 통한다. 이번 도시바 인수전에도 최 회장의 ‘상생 전략’을 가장 잘 이해한 인물로 꼽힌다. 최 회장이 “(도시바 인수는) 돈으로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본으로 떠났다 귀국하는 길에 공항에서 따로 기자들에게 “일본에서 한국 언론을 주목하고 있다”며 “SK가 점령군과 같은 모습으로 비치지 않게 도와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는 SK텔레콤 경영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뒤 박 사장은 올해 인공지능(AI) 부문을 사장 직속 조직으로 강화하고 SK텔레콤 역시 3년간 AI·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에 5조원 투자 계획을 내놓는 등 최 회장의 ‘딥체인지’에 맞게 SK텔레콤을 변화시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출혈경쟁은 그만해야 한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있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 박 사장”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의 실질적 컨트롤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조대식 의장 역시 ‘뉴 SK’를 이끌고 있는 대표 전문경영인이다. 최 회장과 같은 고려대 출신이며 SK그룹 내 핵심 재무통이다. 2014년 최 회장이 부재중일 때 경영을 맡아 혼란을 최소화했으며 SK㈜와 SK C&C 합병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현재의 지주사 체계를 안정화시켰다. 이후 반도체 소재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아 SK머티리얼즈 인수에도 적극 나섰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의 장동현 사장 역시 SK텔레콤 사장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그룹의 신사업을 구상하는 지주사 수장이 됐다. 장 사장은 SK텔레콤에서 오랫동안 전략 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온 ‘기획통’으로 SK텔레콤이 단순한 이통사를 넘어서 ‘차세대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주도했다. SK㈜에서도 반도체 웨이퍼 수출 기업인 LG실트론을 인수하고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096770) 총괄사장 역시 주목받는 CEO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유공(현 SK이노베이션)으로 입사한 김 총괄사장은 SK그룹의 주력인 정유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전략통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기존의 정유사업에서 벗어나 화학과 배터리 등의 비정유 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을 주도했다. 올해 2월 미국 화학회사 다우케미칼의 고부가 접착수지(EAA) 사업을 4,2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과 글로벌 파트너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SK의 젊은 CEO 4인방 모두 1960년~1960년생으로 최 회장과 비슷한 연배인 것도 장점”이라며 “비슷한 시대를 경험한 만큼 최 회장의 생각과 의도를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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