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명의 소비자와 1조7,0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잡아라.”
한국무역협회가 중소 무역업계의 할랄시장 판로 개척 지원을 위해 ‘할랄 수출상담 센터’를 열었다. 2021년 2조7,000억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할랄시장 공략을 통해 수출 중소기업들이 무궁무진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무역협회는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할랄 수출상담 센터’ 개소식을 열고, 할랄시장 진출 전략 세미나 및 1:1 상담회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최성철 할랄수출협회 회장, 장건 할랄산업연구원 원장 등이 만나 ‘할랄 수출상담센터 공동 운영’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3개 기관은 할랄 인증 정보 및 할랄시장 진출 마케팅 전략을 공유하기로 했다. 김 부회장은 “할랄시장은 인구 증가와 시장 잠재력을 볼 때 반드시 잡아야 할 플러스 알파의 시장”이라며 “중소기업에게 많은 기회가 열려있는 시장인 만큼 무역협회는 이번 상담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할랄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할랄(Halal)’이란 ‘허용된’이라는 뜻의 아랍어로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에게 허용되는 일상의 모든 행위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할랄을 ‘돼지고기 금지’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제품의 생산·처리·가공·포장·물류 전 과정에서 무슬림 금기 사항을 철저히 배제해야 할랄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의 경우 우수한 상품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할랄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전 세계 인구의 20%를 훌쩍 넘는 무슬림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할랄시장 수출 총액에서 할랄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기준으로 5.7%에 불과하다.
박소영 무역협회 기업경쟁력실 수석연구원은 “식품, 화장품, 패션 등 소비재에서의 우리 기업 경쟁력으로 할랄시장의 젊은 소비자를 선점할 수 있다”며 “다만 국가별, 할랄 인증기관별로 각기 다른 할랄 표준이 존재하는 만큼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남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1층에 자리잡은 할랄 수출상담 센터는 할랄시장 정보와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한다. 할랄산업연구원 소속인 할랄 인증 및 시장 전문가 1인이 매주 화요일 주 1회 출근 예정이며, 무역협회 연구원 내에도 할랄전문연구원을 두고 정기적인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할랄 수출상담 센터를 찾은 기업들은 수출 국가별, 품목별 할랄 인증 및 지원 제도를 안내받을 수 있다.
한편 무역협회는 이날 코엑스에서 중소무역업계를 대상으로 ‘업계가 직접 전하는 할랄 시장 진출 전략 세미나 및 상담회’를 개최했다. 200여명이 넘는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할랄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무역협회는 코엑스에 지난해 1월 ‘무슬림 기도실’을 설치하고 연간 1,000명 이상의 무슬림 내방객 종교 활동을 지원하는 등 양 문화간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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