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6월 구미시와 중소기업청은 미래 전통시장을 이끌어 갈 청년 상인을 육성하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선산봉황전통시장’ 내 빈 점포 8개를 리모델링해 청년 상인들의 창업 공간으로 마련했다. 하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아 청년상인 대표인 김수연(39) 씨가 운영하는 공방을 포함한 2개 점포를 제외하고 모두 문을 닫았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심하던 김 씨는 지난해 당진어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사례를 접하고 그 길로 직접 시장 상인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김 씨의 노력으로 상인회 역시 구미시에 사업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 결과 24년 동안 방치됐던 선산시장 상가 내 빈 공간은 상인회 구성원들의 100% 동의하에 청년들의 새로운 희망의 일터로 재탄생했다.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의 갈등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년상인이 전통시장 내에 대형마트의 전문점 유치를 끌어내 눈길을 끈다.
이마트는 27일 경북 구미시 선산읍에 위치한 선산봉황시장 상가에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는 ‘청년몰’과 손잡고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를 열었다. 지난해 8월 충남 당진전통 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오픈 한 매장이다. 선산봉황시장 A동 2층에 청년 상인 17명이 운영하는 825㎡(250평) 규모의 청년몰이 운영되고 바로 옆에 420㎡(약 125평) 규모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입점했다.
이번 매장은 당진어시장 매장과 달리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청년 상인들이 함께 협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마트는 전통시장 활성화와 선산봉황시장의 영업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다. 전통시장의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을 제외하고 가공식품과 생활용품만 판매하기로 결정하되 전통시장 상인회가 시장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산물 판매를 수용해 시장 전체의 상품 구색을 보완한 것이다.
이마트는 청년몰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청년몰을 거쳐야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지난해 당진전통시장에 첫 선을 보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청년상인과 협의를 통해 더 나아진 형태의 상생 모델로 진화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경제주체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진정한 상생을 이룰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