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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라잉<ICECREAM + CRY>

아이스크림 미끼상품으로 전락

80% 상설 할인점도 우후죽순

기형적 유통구조에 값 올리지만

권장소비자가 제도 유명무실

빙수·커피 등 대체 상품 증가로

빙과류 시장 3년째 1.6조서 배회

지난해엔 폭염에도 매출 떨어져







# 롯데푸드는 최근 아이스크림 ‘거북알’의 권장소비자가격을 기존 800원에서 1,000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인상률이 무려 25%에 이른다. 가격 인상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팔면 팔 수록 적자가 나고 있어서다. 원가가 제법 들어가는 데다 아이스크림이 10개 2,000원 등 미끼상품으로 전락하면서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는 것도 작용했다.

여름철 대표 간식거리인 아이스크림의 위상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미끼상품으로 전락하면서 ‘반값 아이스크림’이 고착화 된 데다 최근에는 80%까지 가격 할인을 내건 ‘아이스크림 상설 할인점’까지 늘어나고 있는 것. 가격 할인을 막기 위해 도입된 권장소비자가격 제도는 사실상 유명무실해 지고, 거꾸로 ‘상설 대폭 할인’ 유통 구조는 일상화 되면서 위상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은 거북알 만이 아니다. 롯데푸드는 빠삐코도 리뉴얼을 하면서 800원에서 1,000원으로 가격을 200원 올렸다. 앞서 빙그레 역시 엔초를 리뉴얼하면서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했다. 이 외에 빵또아와 참붕어싸만코 녹차 등도 200원 올린 1,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을 인상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아이스크림의 경우 기형적인 유통 구조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쉽게 녹는 제품 특성상 대형마트에서 대량으로 구매하기보다는 동네 슈퍼나 편의점에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빙과류 소매점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7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매점들이 아이스크림을 떨이 미끼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반값을 넘어 ‘80% 할인’을 내건 상설 할인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국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500~6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상설 할인으로 인해 한때 2조 원을 넘봤던 빙과류 시장 규모는 최근 3년째 1조6,000억원 언저리를 배회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아이스크림의 주요 고객인 어린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과 커피나 빙수 등 아이스크림의 대체 상품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골칫거리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유례 없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스크류바와 죠스바, 월드콘 등을 판매하는 롯데제과의 빙과류 매출은 전년 대비 7% 줄어드는 굴욕을 겪었다. 빙그레와 해태제과도 각각 6%, 2% 매출이 떨어졌다.

한 빙과업계 관계자는 “2010년 유통업체가 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프라이스 제도로 아이스크림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권장소비자가격 표시제를 도입했지만 의무 사항이 아니라 확산 되지 못하고 있다”며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는 있지만 제조업체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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