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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 소송 왜] 中당국 조사에 책임 회피 '계산된 소송'

우샤오후이 회장 긴급체포 후 대출·해외M&A 집중조사 받아

청구액 7,000억, 육류담보대출 손실 2배...충당금 적립·고배당금도 챙겨

IB업계 "납득할 수 없는 소송"...보고펀드측 "큰 영향 없을 것"





중국 안방보험이 뒤늦게 동양생명(082640) 매각 당시 리스크를 알리지 않았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는 내부 문제를 외부로 돌리는 전형적인 중국식 위기탈출의 방법이다. 우샤오후이 안방금융그룹 회장의 긴급 체포 이후 대출과 해외 인수합병(M&A) 리스크 관리가 중국 금융당국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는 가운데 육류담보대출에 따른 손실은 안방보험에는 드러내놓고 리스크 관리를 못한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해배상 청구의 시점도 절묘하다. 보고펀드와 유안타증권(003470) 등 매각 주체들이 에스크로 계좌에 있는 나머지 매각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중개 절차에 들어서자 바로 맞소송으로 대응했다. 계산된 손해배상 청구라고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남은 매각 대금을 지급하더라도 현재 중국 금융당국에서 조사 중인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전시용 손해배상 청구라는 말도 나온다.

IB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지난해 육류담보대출을 이미 손실로 인식,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데 이어 배당성향을 지난해보다 네 배 이상 높게 가져간 만큼 손해배상 청구 자체가 사실상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5년 2월 보고펀드·유안타증권 등 5인의 지분 63.01%를 약 1조1,658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1만7,200원으로 일종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금액이었다. 이후 안방보험은 올해 초 운영자금 목적으로 계열사 안방그룹지주유한회사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규모는 5,283억원으로 안방보험의 지분율은 75.34%(1억2,157만주)까지 늘었다.

안방보험은 2015년 11월 이전 보고펀드가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관리에 소홀했다는 것을 이유로 주식매매계약 중개 절차를 신청하며 보고펀드를 비롯한 매각 주체에 6,980억원에 달하는 진술 및 보증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27일 신청했다. 발단은 지난해 12월 동양생명을 비롯한 제2금융권 업체 20여곳이 약 6,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것이었다. 동양생명 역시 3,803억원의 육류담보 손해를 봤고 안방보험은 보고펀드를 비롯한 매각 주체들이 육류담보대출 관련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관련 위험을 고의로 축소·은폐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안방보험의 소송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동양생명의 성과급 지급 문제를 놓고 보고펀드에 소송을 제기하는 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소송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안방보험은 2015년 보고펀드가 최대주주일 당시 다음해 성과급을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약속했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소송 제기를 검토했으나 이렇다 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자 철회했다는 설명이다.

안방보험의 주식매매계약 중재 절차를 제기한 것과 손해배상 청구액이 육류담보 손실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인 7,000억원 규모라는 점이 과도한 처사라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안방보험은 인수 이후 계열사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을 뿐 아니라 육류담보손실 충당금으로 당기순이익이 96%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170%의 배당성향을 펼치며 높은 배당금을 챙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양생명의 임원 25명은 육류담보대출 손실로 성과급을 하나도 받지 못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보고펀드 측의 한 관계자는 “홍콩 국제중재재판소(ICC)가 절차에 따라 판단하겠지만 소송 청구 금액은 과도한 수준”이라며 “육류담보대출 부분에 관한 것은 우리도 몰랐던 사안이라 중재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엉뚱하게 유탄을 맞은 유안타증권은 “잔여 지분에 대한 동반매도청구권이 있어 함께 소송 청구를 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됐을 때 지분율에 따라 우리가 부담해야 할 것은 330억원 수준이라 큰 영향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진·이경운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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