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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로보어드바이저 1년, 그 성과는?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전략팀장





한국 금융시장에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용어가 인기를 누린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이 끝나고 마치 세상의 모든 투자는 인공지능(AI)으로 귀속될 것처럼 보였다. 많은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시스템을 구축해서 선보였고 펀드 투자에 있어서도 AI 투자가 도입됐다. 과거에 인덱스투자와 펀드매니저의 액티브투자 대결을 벌였듯이 일부 언론사들은 AI를 도입한 투자와 펀드매니저의 대결을 부추겼다. 수년간의 트랙레코드를 비교하는 것도 아니기에 사실상 몇 달간의 성과 비교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쇼와 같은 것이었다.

떠들썩했던 지난해 분위기가 지나고 관련된 펀드들이 몇 개 출시됐다. 하지만 공모형으로 출시된 상품들은 1년이 지난 현재 만족스럽지 못한 수익률들을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 누적수익률 1% 내외이며 일부 펀드들은 원금손실을 겪고 있다. 지난 1년간 주식과 채권 모두 상당한 상승을 기록한 점을 기억해보면 상대적인 비교열위는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펀드매니저가 직접 글로벌 자산배분전략을 기초로 운용하는 펀드들의 최근 1년간의 성과는 평균 10% 내외다. 결국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대로 로보어드바이저나 인공지능 투자전략에 있어 국내에서는 조금 덜 준비가 된 상태로 시작한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금융 당국에서도 제대로 된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를 지난 2016년10월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는 20개 금융사들이 참여해 상당기간 투자 로직을 검증받고 있다. 테스트베드 또한 알고리즘의 유효성이나 시스템의 안정성·보안성 등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지 투자 포트폴리오의 퀄리티를 보증해주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훨씬 이전부터 AI 투자를 시작했으며 규모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도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기본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제공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적격이다. 최소한 누군가의 비전문적 감에 의해 투자가 맡겨지거나 아니면 흘러다니는 소문을 쫓아 투자하는 것은 방지할 수 있다. 적은 금액으로 인해 아예 투자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기본적으로 평균 이상의 투자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꼭 필요한 시스템이며 가야 할 방향이다. 그러기에 금융기관들은 좀 더 많은 시간과 인력·물적자원 등을 투자해서 발전시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덧붙여 이제는 투자자들이 검증할 차례이기도 하다. 시간을 두고 장기 트랙레코드를 점검해야 한다. 인공지능 투자방식을 갖췄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어느 로직은 실패할 것이고 어느 로직은 추구했던 목표를 숫자로 검증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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