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태양전지의 강력한 후보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이 22.1%까지 높아졌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고 효율을 또 갱신한 것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조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와 한국화학연구원은 세계 최고 효율의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해 ‘사이언스’ 6월 30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석상일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특훈 교수가 주도하고 노준홍 화학연 겸임 연구원(고려대 교수), 김은규 한양대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광전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진 할로겐화물의 결함을 잡은 것이다.
석상일 교수는 “기존 최고 인증 효율 20.1%를 22.1%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며 “미래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저비용·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양이온과 음이온, 할로겐화물(혹은 산화물)이 독특한 결정 구조를 가진 물질이다. 이런 물질을 태양전지에 적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소자가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다. 이 전지는 값싼 무기물과 유기물을 결합해 쉽게 만들 수 있으며, 광전변환 효율도 높다. 이 덕분에 기존 실리콘 단결정계 태양전지 수준(~25%)의 높은 효율이 가능한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으로 만든다. 그런데 이 박막이 균일하지 않거나 내부 물질이 불완전하면 태양전지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번 연구에서 석상일 교수팀은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중 할로겐화물의 결함을 조절할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이 사용하는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에서는 할로겐화물로 ‘요오드 이온(I-)’이 쓰인다. 그런데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만드는 공정에서 요오드 이온이 불안전해질 수 있다.
석 교수팀은 일반적인 2개의 요오드 이온(I-) 형태가 아니라 3개의 분자가 결합된 요오드 이온(I3-) 형태로 만들어 페로브스카이트 할로겐화물 박막 제조 때 첨가했다. 그 결과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내부 결함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렇게 결함을 줄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자의 에너지 변환효율은 22.1%로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서 공식 인증됐다. 상용화된 태양전지와 유사한 제조 공정과 효율을 보이며, 훨씬 싸게 만들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은 것이다.
석상일 교수는 “태양전지의 성능은 태양광에서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 손실을 발생시키는 소재 내부의 결함을 줄이는 게 핵심”이라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할로겐화물을 이용하는데, 이 소재의 결함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은 이번 연구로 제시하고 세계 최고 효율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멀티스케일에너지스스템연구단)과 기후변화대응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진은 앞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빠르게 상용화시킬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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