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하고 “한미FTA는 미국에는 거친 협정(rough deal)이었다”며 미국 자동차와 철강 분야의 무역손실과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자동차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하는 한미FTA에 따른 자동차 무역 불균형에 일부 오해가 있다고 밝혔다. FTA로 관세를 인하하긴 했으나 그 폭이 크지 않아 한국산 자동차의 실익이 생각보다 적다는 주장이다.
한국차를 미국으로 수출할 때 부과되는 관세는 2012년 FTA 발효 뒤 4년간 2.5%가 적용됐다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철폐됐다. 그러나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 물량이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는 또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수입이 함께 늘어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자동차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6만99대로, 2015년 대비 22.4%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차의 한국 수입 시 관세는 과거 8%에서 FTA 발효 후 4%로 인하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아예 없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FTA 재협상에 들어가거나 비관세장벽 손질 여부를 논의한다면 오해가 있거나 과장된 부분을 우리 정부가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의 수입규제로 수출에 차질이 생긴 철강업계는 더욱 울상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1차연도 연례재심 반덤핑 최종판정에서 최대 24.92%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앞서 3월에는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청(ITA)이 한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 모두 11.7%를 부과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수입산 철강이 자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나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발동 등 추가적인 제재가 취해질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그동안 열연·냉연·후판·유정용 강관 등 거의 모든 한국산 철강제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해 대미 수출이 사실상 막힌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정용 강관에 추가로 관세가 부과된다면 철강업계 수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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