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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발사체 1단계 연료탱크 시험 제작 구슬땀

[우주 사업 확대 나선 KAI 사천공장 가보니]

알루미늄판 균일해야 발사 성공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도 잰걸음

KAI가 한국형 발사체 1단 탱크 제작을 위해 5월 중순 독일에서 도입한 스피닝 제작 장치. 얇은 알루미늄판을 둥근 돔 형태로 제작하는 데 사용한다. /사진제공=KAI






한국형 발사체 예상도


지난 6월21일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복합재 공장에 들어서자 높이 4m 크기의 거대한 원반을 장착한 기계가 ‘웅웅’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한국형발사체(KSLV-2)의 1단계 연료 탱크 제작을 위한 스피닝 장비로 알루미늄판을 균일하게 얇게 펴 돔 형태로 만드는 장비다. KAI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으로부터 제공받아 5월 중순부터 시험 가동 중이다. 바로 옆에는 연료탱크용 알루미늄판들을 하나로 이어줄 플라즈마 기기의 성능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임감록 KAI 발사체생산TF팀장은 “알루미늄판을 얼마나 얇고 균일하게 만들어 압력에 버틸 수 있는지가 한국형 발사체의 성공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을 개발 생산해 항공 부문에서 성공 궤도에 오른 KAI가 미래 먹거리인 우주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주 사업의 양대 축인 발사체와 위성에서 모두 성과를 내며 국내 독자 항공 우주 개발 기술 확보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우주 개발 사업은 정부에서 민간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미국은 NASA에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로스의 블루 오리진이 이끌고 있다. 내년 민간 우주 관광은 물론 달까지 가는 택배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일본 역시 1996년부터 발사체 부문을 민영화해 2003년 이후 산업체 주도 구조를 정착했다.

우리 정부도 2013년 ‘우주기술 산업화 전략’에 따라 기존 항우연 중심의 우주사업을 민간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KAI가 있다. KAI는 위성과 발사체 두 부문의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KAI는 한국형발사체 개발체계 총조립 기업으로 선정됐다. 또 한국형발사체의 1단 추진 연료탱크 제작도 맡고 있다. 발사체 엔진은 항우연이 제작 중인데 엔진을 정상 가동하기 위한 연료탱크를 KAI가 만든다. 최근 사천공장은 장비 반입을 끝내고 본격적인 시험 생산 중이다. 1단 발사체 연료탱크 제작은 KAI가 처음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손사래 쳤지만 KAI는 T-50과 수리온 제작의 노하우를 쏟아붓고 있다. 특히 사천공장 인근 종포산업단지에는 관련 제품을 생산할 신공장도 준공 예정이다. X-레이 장비와 수압 테스트 시설도 마련했다.

위성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KAI는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1호, 2호(460~800kg)를 비롯해 3호, 5호, 3A호, 6호(1~1.5톤)시리즈 전 분야의 개발에 참여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항우연과 ‘차세대 중형위성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현재 차세대중형위성 1호 개발은 항우연과 KAI가 공동 작업 중인데 2호부터는 KAI가 주도한다.

미래부와 항우연이 지난해 1월부터 진행 중인 달탐사 궤도선의 본체 설계 및 부분체 설계, 전장품 설계와 구조계 설계 등도 KAI가 도맡았다. 방위사업청이 8월께 발주할 예정인 군 정찰위성 사업도 KAI가 수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KAI 관계자는 “우주 사업을 강화해 항공기뿐 아니라 위성·발사체를 패키지로 연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오는 2030년 매출 20조원, 세계 6위권 글로벌항공우주업체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사천=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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