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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차세대 AI스피커 도전장] 스마트홈 넘어 금융·의료·자동차까지 연결...IoT 생태계 뒤흔든다

●무선 360도 오디오 내년 첫선

고급 스피커 수준 음질로 출시

에어컨·세탁기 등도 미리 작동

AI 스피커로 은행업무 등 보는

삼성 주도 초연결사회 한발 더





삼성전자(005930)가 내년 초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CES 2018)에서 공개할 예정인 삼성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는 ‘무선 360도 오디오’와 ‘올인원 사운드바’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 360도 오디오는 2015년 삼성전자가 출시한 제품으로 오디오 소리를 한 방향이 아닌 모든 방향에서 나오게 하면서도 집안 어느 곳에나 둘 수 있는 이동성이 특징이다. 올인원 사운드바는 초저음 전용인 서브 우퍼를 탑재한 사운드바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TV와 함께 고급스러운 거실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AI 스피커 형태를 크게 두 가지로 잡은 것은 소비자 선택지를 다양하게 하기 위해서다. 빅스비를 탑재한 첫 가전 제품인 ‘삼성 패밀리허브’ 냉장고의 경우 부엌 중심 라이프스타일과 가족 모두가 사용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 이동이 편리한 무선 360도 AI 스피커는 거실·방 등 집안 곳곳에서 개개인이 이용 가능하고 야외 활동이나 사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사운드바 AI 스피커는 주로 거실 소파에서 고화질 TV 시청 및 압도적 사운드를 즐기는 소비자가 주 타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AI 스피커는 음질이 조악하고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다”며 “디자인적으로 종전 AI 스피커들보다 훨씬 얇고 세련되면서도 기존 고급 스피커 수준의 음질을 확보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빅스비가 적용된 삼성 AI 스피커는 단순히 삼성 가전을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차원이 다른 사물인터넷(IoT)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8과 냉장고 패밀리허브에서 구현되는 빅스비는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을 토대로 계속해서 새로운 상황과 맥락을 배우고 있다. 단순히 음성인식을 통해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학습하며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으로 내년 초 공개될 삼성 AI 스피커는 한층 강화된 음성인식과 가족 구성원별 개인 계정 기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하나의 삼성 AI 스피커를 공유하더라도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를 구분하고 각각의 취향과 생활습관에 맞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 출근을 앞둔 아버지가 “출근 준비”라고 말하면 오늘의 날씨와 뉴스 브리핑, 교통 상황 등을 알려주고 집을 비우는 어머니가 “나간다”고 하면 각종 가전의 상태를 주고받으며 에어컨은 끄고 세탁기는 돌려놓는 식이다. 집 밖에서는 삼성 스마트폰에 탑재된 ‘삼성 커넥트’ 기술과 빅스비의 연계로 집안 냉장고 속 식료품을 확인하거나 에어컨·세탁기 등을 미리 작동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궁극적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해 가전을 넘어서 금융·의료·자동차 등을 연결하는 초연결 사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삼성 모바일 환경에서는 빅스비와 ‘삼성 페이’, 생체 인증 서비스 ‘삼성 패스’를 연계해 말 한마디로 계좌 이체 등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집 안에서도 AI 스피커에 말을 걸어 은행 업무를 보거나 병원을 예약하거나 자동차를 작동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홍콩에서 투자자 포럼을 열고 스마트폰·자동차·금융·의료 등을 하나로 묶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에 구글·애플 등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뿐만 아니라 LG전자(066570) 등 하드웨어 중심 기업들이 모두 긴장하며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스마트폰·가전 등으로 이미 전 세계 소비자와 가장 많은 접점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자사 소프트웨어 적용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시리로 충성고객을 확보한 애플은 AI 스피커 ‘홈팟’을 선보이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지만 하드웨어 종류가 한정돼 있다는 한계가 분명하다. 구글은 LG전자와의 동맹으로 가전 영역에서 구글 어시스턴트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최강자인 삼성전자가 빅스비를 내놓는 순간 글로벌 기업들의 가장 큰 적이 된 셈”이라며 “삼성의 AI 영토 확장을 막기 위한 반 삼성 동맹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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