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큰손들의 해외 부동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2010년 말에 비해 지난해 말 기준 해외부동산 펀드 규모는 약 700% 증가하는 등 투자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이 같은 부동산 투자 열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이미 최근 7년간 두 배 이상 오른 것도 위험 요인이다.
한국을 방문한 세계 최대 부동산 전문회사 라살자산운용의 엘리샤 체 아태지역 전략연구소 소장은 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투자자들은 대체로 위험 기피 성향이 강한 만큼 선진국 물류 건물에 투자하는 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시장 분석 및 리서치를 맡고 있는 그는 “최근 한국 시장에서도 물류창고가 일반 오피스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며 “이런 한국 시장에 대해 조사하고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체 소장은 “한국 대형 기관투자가는 코어투자(중위험·중수익)를 추구한다”며 “해외부동산 투자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위험 기피 성향의 투자자는 미국·영국·독일·호주·일본 등 선진국으로 눈을 돌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금리 인상 시기임에도 미국 부동산 시장을 추천했다. 그는 “현재 미국 오피스에서 공실률은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공실률이 낮을 경우 시장 펀드멘털이 튼튼한 것을 의미)을 기록하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은 점진적 속도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 내에서도 정보기술(IT)의 발전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물류 로지스틱’ 분야가 긍정적이다. 체 소장은 “최근 전자상거래(e-커머스)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배송 물품을 저장해야 하는 물류창고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저위험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세계 관문도시의 물류창고 중 이미 임대계약이나 입주가 끝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투자에서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새로 지은 신규 물류센터(모던웨어하우스)나 물류 위탁을 맡는 3PL(제3자물류) 업체에 대한 투자가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국내 금리 인상 여부가 화두다. 체 소장은 “새 정부가 출범한 후 가계부채나 인플레이션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단기간 내에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며 “미국은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한국은행은 이보다 더디게 금리 인상을 진행할 것”으로 분석했다. 라살자산운용은 지난해 경기도 이천의 물류단기 개발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그는 “한국에서 물류나 모던웨어하우스 수익률은 6.5~6.75% 수준”이라며 “위험을 추가로 감수할 의향이 있는 투자자는 현재 개발 중인 물류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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