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 즐기며 살자’며, 현재의 행복감을 중시하는 ‘YOLO(You Only Live Once·욜로)’가 대중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먼 미래를 준비하기보다는 현재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소비를 통해 만족감을 얻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주택마련, 노후준비 같은 먼 미래의 목적보다는 당장 누릴 수 있는 취미생활이나 여행에 아낌없이 소비하며 살아간다. 저성장, 청년실업 등 미래를 기대하기 힘든 사회적 분위기 탓에 유행하는 풍조가 아닌가 싶다. 그나마 ‘욜로’는 조금 나은 편이다. 단순히 물욕을 채운다기보다는 꿈꾸던 이상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충동구매와는 구별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탕진잼’이나 ‘홧김비용’ 같은 부정적인 신조어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정 금액을 정해놓고 필요 여부에 관계없이 막 써버리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거나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필요 이상 비싼 물건을 사는 등 감정적인 소비를 해버린다. 무조건 소비를 통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2017년 세계행복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56위로 나타나 경제력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다. 행복을 단순하게 수치로 측정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여기에는 사회적 지원, 건강수명, 인생선택의 자유도 등 경제력 외의 다양한 요소가 들어있어 참고할 만하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적인 행복도가 별로 높지 않은 통계결과가 욜로와 같은 트렌드가 각광받고 있는 현실과 무관해 보이지는 않다. 이 같은 시대 상황을 고려해보면 욜로의 유행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당장이라도 내일이 없는 것처럼 현재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모습에 100% 동의할 수만도 없다. 갈수록 늘어나는 수명만큼 인생에 주어지는 시간 또한 함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생이 아무리 길어진다고 해도 매 시점마다 그 소비를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소득이 있거나 주어진 시간이 짧다면 욜로족으로 살아가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생애에 걸쳐 발생하는 소득과 소비의 변화 주기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욜로가 말하는 것처럼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이라지만 1~2년 정도의 짧은 세월이 아니다.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시간이 있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평균 80~90년은 된다. 또 앞서 말한 것처럼 생애주기에 따른 소득과 소비의 변화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소비대비 소득의 여유가 있는 시점에는 소득이 소비보다 적은 시기를 대비해서 저축이 필요하다. 주택마련이나 노후준비 같은 장기목표가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무시하고 지내다가는 언젠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그럼 어떻게 해야 길어진 인생을 욜로를 누리며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 그래도 소중하게 주어진 100세 시대 인생을 잘 살아가고 싶다면 미래를 위한 재무적인 준비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 현재와 미래의 균형을 잘 잡아가며 살 수 있는 ‘100세 시대 욜로’를 누리고 싶다면 말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