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새롭게 설정된 클린클래스 펀드가 지난 6일 기준 총 39개로 집계됐다. 클린클래스란 IFA 활성화를 위해 금융위원회가 도입한 제도다. 투자자가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 판매사가 아닌 투자자문업자의 자문을 받거나 자신의 의지만으로 펀드에 가입할 때 기존 창구에서 상담받고 가입한 펀드보다 수수료와 보수를 낮춘 것이다. 이전까지는 오프라인 창구를 통해 본인이 원하는 특정 펀드에 가입할 경우 별도의 투자자문을 받지 않더라도 A클래스나 B클래스 등 판매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품에 가입해야만 했다.
문제는 클린클래스가 정작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데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클린클래스로 가입할 수 있는 펀드가 거의 40개에 육박하지만 설정액이 1억원을 넘긴 상품은 아직까지 3개에 불과하다. ‘한화단기국공채 CG’와 ‘동양단기채권 C-G’의 설정액이 각각 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CG’가 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는 홍보 부족과 온라인클래스와의 차별화를 원인으로 꼽는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는 금융 당국의 정책에 따라 클린클래스를 설정한 것으로 할 일을 다 한 만큼 굳이 홍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판매와 관련된 일인 만큼 증권사나 은행 등이 홍보에 나서야 하는데 판매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감소가 우려돼 클린클래스를 외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클래스와의 수수료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 클린클래스의 판매수수료는 기존 창구용 상품보다는 저렴하지만 온라인클래스보다는 여전히 비싸다. 수수료만 고려한다면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게 더 싼데 굳이 클린클래스로 가입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한 프라이빗뱅커는 “청년층은 이미 온라인을 통해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며 “클린클래스의 주 타깃은 여전히 창구를 통해 펀드에 가입하는 중장년이나 고령층인데, 이들이 사실상 클린클래스에 가입하는 게 쉽지 않아 계륵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