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학력도 출신도 안 보고 경력과 가치관만으로 채용한다.’
동아쏘시오그룹이 제약사 중에는 처음으로 사진이 없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다. 일단 인턴부터 시작해 전 부문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보수적인 제약업계 채용문화에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와 동아제약, 동아에스티(170900) 등이 입사지원서에 사진과 최종학력, 가족관계 등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한다고 11일 밝혔다. 블라인드 채용은 올 하반기 40여명의 인턴사원부터 시작해 내년에는 연구·개발직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200여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도 적용한다.
이에 따라 1959년 공채 1기 때부터 사용해온 입사지원서 양식이 처음으로 바뀐다. 증명사진과 학력·지역·가족 기재란을 없애고 이름, 연락처, 자격·경력사항, 지원분야 역량, 가치관만 쓰도록 했다. 면접도 블라인드 방식으로 면접관은 인적사항을 모르는 상태에서 역량을 평가하게 된다.
한종현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은 “정부가 주도하는 블라인드 채용 정책의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며 “학력, 집안 배경 등 겉모습에 가려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취업 준비생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동아쏘시오그룹에서 시작한 블라인드 채용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 될 것으로 본다. 바이오제약산업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우수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블라인드 채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한다고 밝히자 일부 제약사 역시 내년 시행을 목표로 블라이드 채용을 기반으로 하는 채용 방식 개편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특성상 연구·개발직은 자격증을 갖춘 전문 인력을 선발할 수밖에 없어 제약업계 블라인드 채용은 사무직과 영업직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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