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웹 브라우저 웨일이 스마트폰에선 날개를 펼 수 있을까?’
구글 ‘크롬’,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익스플로러(IE)’, 애플 ‘사파리’ 등 글로벌 웹 브라우저에 맞서 네이버가 자체 웹 브라우저 ‘웨일’ 정식 버전을 조만간 내놓는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시범 서비스 기간 PC 버전만 제공했지만 모바일 웹 브라우저 출시를 기점으로 또 하나의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시범 운영 중인 ‘웨일’을 이르면 이달 말 완전 공개 서비스로 전환하고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기로 했다.
웹 브라우저는 PC와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SW)를 말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PC에서는 MS IE가 85.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구글 크롬이 9.0%의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반면 스마트폰에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깔리는 웹 브라우저와 크롬을 포함한 구글의 전체 점유율이 74.1%에 달했으며 애플이 25.5%로 2위를 차지했다. MS IE를 스마트폰에서 쓰는 국내 사용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시범 서비스 중인 웨일의 점유율과 사용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약 4개월 동안 PC 버전의 웹 브라우저를 관리하면서 사용자의 특성과 개선 방안 등을 수집해온 네이버는 웨일의 모바일 앱에 높은 기대를 품고 있다. 구글이 크롬을 통해 인터넷 사용자를 자사의 검색 서비스로 유도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던 것처럼 웨일이 이러한 역할을 맡기를 내심 기대하는 것이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PC나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웨일의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검색 서비스 사용자가 늘어나고, 이는 자연스럽게 광고 수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검색 사용자 유입 측면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네이버 모바일 앱을 대체할 서비스이기도 하다.
웨일은 사용자의 환경을 이해하고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환경지능’을 적용한 웹 브라우저라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네이버의 검색·번역(파파고) 서비스를 간편하게 사용하고 인터넷 창을 나눠서 쓸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4월부터는 자체 앱스토어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광고를 건너뛰게 해주거나 웹 페이지에 형광펜을 그어가면서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등의 기능이 인기를 끌었다. 네이버는 지난달 웨일의 맥(MAC) 운영체제(OS) 버전을 내놓으면서 외연 확장에도 팔을 걷어 붙인 상태다.
김효 네이버 웨일 리더는 “기존 사용자들이 인터넷이 곧 웹 브라우저라는 생각을 갖고 쉽게 변화를 접하지 못했다면 웨일은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기술적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면서 사용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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