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EMA는 밀란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MYL-1401’의 생산 공정에 보완 사항이 발견됐다며 최종 승인을 거부했다. 앞서 밀란은 지난해 8월 EMA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지만 이번 조치로 최소 1년 이상 승인이 늦춰질 전망이다. 로슈가 개발한 ‘허셉틴’은 지난해 67억5,100만달러(약 7조7,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세계 의약품 매출액 8위를 차지했다.
밀란이 EMA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유럽 최초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놓고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경쟁하는 구도가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0월에, 셀트리온은 한달 뒤인 11월에 각각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통상 판매 신청 후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12~14개월 사이에 허가가 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리한 상황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시장에 먼저 깃발을 꽂는 ‘퍼스트 무버’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앞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와 ‘플릭사비’를 앞세워 유럽에서 맞붙었으나 먼저 시장에 뛰어든 셀트리온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올 1·4분기 유럽 매출에서 ‘램시마’가 6,1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플릭사비’는 60만 달러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허가 신청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셀트리온에 비해 1개월 정도 빠르지만 최종 승인이 동시에 나오거나 먼저 신청한 업체가 오히려 늦춰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두 제품 모두 임상 시험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출시 이후 얼마나 빨리 시장에 안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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