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편의점 육성 전략이 베일을 벗었다.
김성영 이마트위드미 대표이사는 13일 서울 코엑스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편의점 ‘위드미’의 약점으로 지적받아왔던 브랜드 파워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이마트24로 브랜드를 교체키로 했다”고 말했다. 높은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 이마트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임을 각인시키고 상품과 가격 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그룹은 브랜드 교체와 함께 편의점 사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이마트의 뒤를 잇는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올해부터 3년간 3천억원을 편의점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편의점에 대한 집중 투자는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정 부회장은 앞서 “급변하는 환경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으로 이마트위드미를 이마트24로 리브랜딩하게 됐다”며 “미래 신성장 동력의 핵심축으로 편의점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24가 내세우는 핵심 전략은 ‘프리미엄’과 ‘공유’다. 김성영 대표는 “편의점을 담배, 수입맥주 가게가 아닌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문화공간, 생활공간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단독 상품, 새로운 체험 등 차별화된 서비스가 있는 프리미엄 매장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앞으로 문을 여는 모든 편의점을 프리미엄 점포로 열 방침이며, 기존 점포 또한 단계적으로 리뉴얼할 예정이다. 상품 구성도 자체브랜드인 피코크, 노브랜드 전용존을 도입하는 등 경쟁력 있는 제품 중심으로 새롭게 바꾼다.
상생과 관련해서는 24시간 영업, 로열티, 중도해지 위약금 등이 없는 ‘3무(無)’ 정책을 유지하면서 ‘성과 공유형 편의점’ 모델을 도입한다. 김 대표는 “경영주와의 성과 공유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경영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착한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먼저 점포 상품 발주 금액의 1%를 경영주에게 되돌려주는 페이백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점포 운영 기간에 따라 자녀 학자금을 경영주에게 지원하는 복리후생제도도 도입한다.
일정 기간 본사가 매장을 직접 운영한 후 실적이 검증되는 시점에 가맹점으로 전환해 경영주들의 창업 위험을 줄이는 ‘오픈 검증 제도’도 있다. 영업시간은 기존 정책대로 점주와의 협의를 거쳐 결정한다.
한편 이마트24는 올해 하반기에 ‘편의생활연구소’를 설립해 편의점과 관련된 새로운 정책이나 제도를 개발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2013년 12월 위드미 편의점을 인수한 뒤 2014년 7월 이마트위드미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작년 말 기준 점포 수는 1,765개로 5위다. 올해 약 1천개 점포를 추가해 올해 말에는 2천700개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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