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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미FTA 개정협상 통보] 美 초강수에도...정부 "재협상 시작아니다"만 반복

2010년 부분협상 때도

"점하나 안찍겠다" 더니

결국 협상테이블 앉아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을 바꿀 경우 의회와 협의를 해야 하지만 한미 FTA에서는 이를 건너 뛰는 등 ‘초강수’를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미국의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개최 요청이 재협상이나 개정·수정 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만 반복하는 실정이다. 지난 2010년 재협상 때 “협상문의 점 하나 안 지우겠다”고 큰소리쳤다가 결국 재협상한 것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케빈 브래디 미 하원 세입세출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재협상 등의 움직임에 “의회와 협의·의견청취를 거치는 게 필수적”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건너 뛰고 결국 13일 공동위 특별회기 개최 요청을 강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위해 90일간의 의회 의견청취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한미 FTA에서는 생략했다.



이에 대해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FTA 조문상 재협상(renegotiation)이라는 용어도 없고 이번 요청에도 사용하지 않았으며 조문상 용어인 개정 및 수정을 사용했다”며 “이번 요청이 일단 만나서 서로의 관심 사안을 논의하자는 것이지 실제 재협상, 개정 및 수정 협상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문상 양측이 동의하는 경우에만 개정 및 수정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여 국장은 “한미 FTA 협정문에 규정된 일상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라며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우리도 요구할 것도 많이 있기 때문에 당당하게 요구할 것은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2010년 재협상을 떠올리며 결국 한미 FTA 협정문이 변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2010년 6월 김종훈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은 “기존 협정문에서 점 하나를 빼는 것도 개정인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 의회 비준 코앞까지 갔던 한미 FTA 협정문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흔들던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의 압박이 커지자 결국 11월30일 김 본부장은 재협상을 공식화한다. 당시 미국의 전략은 지금과 비슷하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연초부터 자동차 분야를 걸고 넘어졌고 4월 연례 무역장벽보고서에서는 “한미 FTA 비준을 위해서는 자동차 및 쇠고기를 포함한 다수의 통상 현안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여 재협상을 관철시켰다./세종=김상훈·이태규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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