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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트업 70% 한국선 규제에 막힐 것"

아산나눔재단·구글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

규제에 발목잡힌 韓 기업들

100대 스타트업 1곳만 뽑혀

우버도 국내선 서비스 못해

개방형 규제로 점진적 전환

기업형 벤처캐피털 육성 등

성장·혁신 토대 마련해야

13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스타트업코리아!’ 정책 제안 발표에 참석한 국회의원과 전문가,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아산나눔재단




글로벌 스타트업 사업의 70% 가량이 국내 규제에 저촉될 수 있어 규제혁파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 1년간 누적 투자액 100대 글로벌 스타트업에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창업기업의 질적 성장이 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아산나눔재단과 구글캠퍼스서울이 발표한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누적 투자액 상위 100개 스타트업 가운데 13곳은 한국에서는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고 44곳은 조건에 따라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택시 ‘우버’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때문에, 새로운 관광숙박의 대안으로 떠오른 에어비앤비는 공중위생관리법 때문에 한국에서 설립할 수 없다.

핀테크만 보더라도 국내에서 해외송금서비스를 하려면 자기자본이 20억원 이상 돼야 하는데 이는 스타트업은 사실상 넘보지 말라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규제 장벽들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원천봉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수호 맥킨지코리아 파트너는 “개방형 규제 체제로 점진적으로 전환해 진입장벽을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빅데이터에 대한 규제도 관련 산업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초연결·초지능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대에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모든 기술의 기반이 데이터라는 점에서 데이터를 ‘석유’라고 불린다. 그러나 국내 빅데이터의 중심이 되는 공공데이터 가운데 민간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0.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돼 데이터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 스타트업은 2011년 6만5,000개에서 2016년 9만6,000개로 증가했지만, 세계 기업가정신지수가 여전히 세계 27위에 머물러 있는등 질적인 성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초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CB인사이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스타트업 가운데 한국 업체는 의료영상 진단 기업 ‘루닛’ 단 한 곳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투자환경 역시 바뀌어야 할 것으로 꼽혔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정책자금 의존도가 40%가 넘고 투자비 회수도 평균 13년이 걸리는 기업공개(IPO) 위주에서 인수합병(M&A) 중심으로 바뀌고 실질적인 투자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형 벤처캐피털 육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와함께 기업가정신을 고취할 수 있는 교육을 강화하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해 재도전이 가능한 창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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