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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절해 암세포만 공격…급성백혈병 치료 새시대 열린다

노바티스 '혁신 항암제' FDA 자문위서 승인권고





몸속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차세대 항암기술(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을 이용한 혁신적 유전자 치료제가 조만간 출시된다. 전문가들은 ‘CAR-T’ 치료제 출시로 세계 유전자 치료제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항암제 자문위원회(ODAC)는 스위스 제약사인 노바티스가 개발한 항암 유전자 치료제 ‘티사젠렉류셀-T(CTL019)’에 대한 승인 권고안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FDA가 자문위의 결정에 대부분 따르는 만큼 CTL019는 오는 9월에 FDA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효과 월등, 부작용도 적어

9월께 승인 가능성 높아

‘인보사’ 이어 세계 11번째

유전자치료제 급성장 기대



CTL019는 CAR-T 기술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치료제이자 코오롱생명과학의 무릎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에 이어 세계에서 11번째로 판매허가를 받은 유전자 치료제가 된다. ★관련기사 16면, 본지 7월13일자 1·2면 참조

CAR-T는 첨단 혁신기술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가장 활발하게 연구하는 분야다. 이 기술은 우리 몸 안의 면역세포 중 가장 공격력이 강력하다고 알려진 T세포가 암세포만 특정해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조절해 재조합한다. 암 환자의 몸에서 추출한 T세포에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항원에 반응하는 유전자를 탑재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든다. 암세포가 몸속에 들어오면 바로 공격하기 때문에 기존 치료법에 비해 효과가 월등하다. 방사능·화학요법과 달리 정상 세포에는 반응하지 않아 부작용도 적다. 또 암세포를 골라 죽이도록 프로그래밍된 T세포가 몸속에 머물면서 증식하기 때문에 효과도 길다. 그래서 CAT-T 치료제를 ‘살아 있는 약(Living Dru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문위는 이 약이 미국에서 가장 흔한 소아암인 재발성 소아청소년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관련 질환에 걸린 3~25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한 결과 ‘CTL019’를 투여한 환자 중 83%가 완전 혹은 부분적으로 암세포가 소멸한 것으로 확인됐다. 1년 경과 후 생존율도 79%에 달했다. 평균 생존율인 16~30%보다 월등히 높다.

CRS 발병 위험은 변수로



다만 안전성 문제는 여전히 걸림돌이다. CAR-T 요법은 뛰어난 항암 효과에도 불구하고 일명 ‘면역 폭풍’이라고 불리는 ‘사이토카인 증후군(CRS)’에 의한 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됐다. 사이토카인 증후군은 체내에서 T세포가 증식함에 따라 면역 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되는 현상을 뜻한다. 증상으로 고열, 관절 및 근육통, 저혈압 등이 관찰되며 심하면 사망까지 유발한다. 실제 CAR-T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던 미국 주노 테라퓨틱스는 임상 도중 여러 차례의 사망 사고를 일으키며 결국 지난 3월 관련 치료제 개발을 중단했다.

이를 의식하듯 FDA 자문위원회 역시 이틀 전인 10일 공식 문건을 통해 ‘CTL019’의 안전성 평가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CTL019도 임상에서 사이토카인 증후군이 나타난 환자는 전체의 47%인 32명에 달했지만 사망은 없었다.

이번 FDA의 결정은 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에는 큰 호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하면 2015년 말 현재 CAT-T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은 100건, 비임상 연구는 72건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초기 단계지만 CAR-T와 관련된 면역 항암제 개발에 나선 기업들이 있다. 세포치료제 전문기업 녹십자셀은 차세대 면역항암제로서 CAR-T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하고 있고 곧 임상 1상을 시작할 방침이다. 국내 유전자 치료제 전문벤처 바이로메드는 4년 전 미래창조과학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과제를 통해 CAR-T 기반 면역치료제 관련 기술을 개발했고 2015년 미국 바이오 기업인 블루버드바이오에 기술 이전을 했다. 당시 회사는 블루버드바이오로부터 10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향후 임상 개발과 인허가 여부에 따라 질환별 최대 4,800만달러의 마일스톤을 받기로 계약했다. /김경미·변재현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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