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 대응 준비가 한창인 보험업계에는 미국에서 비롯된 금리 인상이 엎친데 덮친 격인데요.
새 회계기준에 맞추느라 자본확충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떨어져 자본량이 도로 줄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 인상이 완만할 것이라고 공언해, 보험사들은 긴장감을 조금 덜었습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있었지만, 전 금융권의 관심은 간밤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에 집중됐습니다.
옐런 의장은 현지 시간으로 어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중앙은행의 정책 금리가 아주 많이 오를 필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6월 자산축소 계획을 깜짝 발표해 시장에서는 빠른 긴축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금리를 빠르거나 큰 폭으로 올릴 필요 없다고 직접 시사한 겁니다.
새 국제회계기준 대응과 금리 상승세가 겹쳐 자본확충이 큰 걱정이었던 보험사들은 우려했던 것보다는 부담을 덜었습니다.
오는 2021년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회계상 보험사의 부채가 늘어나 건전성 유지를 위해선 자본확충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금리까지 급격히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자본확충 부담이 더 커집니다.
채권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데, 채권은 시가로 평가해 자본량에 반영되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평가손실이 불가피합니다.
자본량이 떨어지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급여력비율 RBC비율이 떨어져 건전성 방어를 위한 자기자본이 더 필요해집니다.
대형 보험사들의 경우 지난 1분기말 기준 RBC비율이 대부분 200%를 훌쩍 넘습니다.
금리 인상 등의 충격을 예상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미리 자본을 늘려 놓은 덕입니다.
이들의 경우 예상보다 완만하게 금리가 오르면 건전성 방어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자산운용 이익 증가가 기대됩니다.
중소보험사들의 경우 금리가 천천히 오른다고 해서 자본확충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KDB생명과 흥국생명, MG손해보험 등은 지난 1분기 기준 RBC 비율이 금감원 최저 권고치인 150%에도 못 미쳤습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