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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문건 300종, 하필 지금 공개한 까닭은

靑 “다수 직원들 어제 브리핑 보고 알아”

발견 즉시 공개했다는 데 다수가 공감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를 캐비닛에서 발견했다고 밝히고 있다. 박 대변인이 들고 있는 문건은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문건”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지난 14일 전임 정부의 민정수석실에서 작성된 문건 300여 종을 공개한 가운데 보수 야당은 왜 하필 이 시점에 공개했는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5일 “청와대 다수의 직원들은 박수현 대변인의 브리핑을 보고 문건에 대한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정무적인 기획에 따라 해당 문건을 이용했다면 다수의 직원들이 알았겠지만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도 청와대가 특별한 의도 없이 문건을 발견한 즉시 공개했다는 데 공감을 이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통령 지정기록물도 아닌데 지금 공개하지 않으면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국정원에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계기로 적폐청산과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또한 “지금은 숨기는 게 제일 나쁘니까 공개하는 게 좋다”며 “있는 그대로 검찰에서 조사를 해야지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평가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발견된 즉시 공개하지 않으면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때문에 만지작거린 자체가 문제될 수 있어 바로 공개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문건의 발견은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없이 청와대를 비워야 했던 상황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권은 앞서 인수인계도 없이 대통령 기록물을 정리한 목록까지 기록 지정물로 이관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권오중 전 민정수석실 행정관은 “캐비닛이 잘 사용하지 않던 공간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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