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국내산 합성 단섬유에 대해 미국 기업에 피해를 줬다며 반덤핑 예비결정을 내렸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을 공식 요구한 가운데 철강·세탁기·화학 등 한국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의 칼을 전방위로 들이대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대만·인도 등 4개국에서 생산한 ‘파인데니어 폴리에스터 스테이플 섬유(PSF)’가 미국 생산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ITC의 예비결정에 따라 미 상무부는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해당 제품의 덤핑 여부와 함께 반덤핑관세율을 확정할 예정이다.
화학섬유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미 ITC가 제소당한 국내산 제품에 대해 대부분 피해를 인정하는 예비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특히 지난 5월 말에 조사를 시작해 두 달도 안 걸린 이번 결정은 이례적일 정도로 빨랐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한미 FTA 재개정 움직임과 맞물려 최근 미국 정부의 수입규제 조치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논의 중인 사례가 21건인데 이의 3분의1인 7건을 미국 정부가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미 정부는 최근 1년 가까이 조사를 통해 국내산 합성고무에 최대 44%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국내산 저융점 폴리에스터 단섬유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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