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나노섬유 기판을 이용한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기존의 플라스틱, 고무 기판을 이용한 전자 피부와 달리 산소·땀·체액 등이 투과돼 신체에 불편함이나 염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이성원 신물질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이 타카오 소메야 일본 도쿄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나노섬유 기판을 이용한 숨 쉬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전자 피부를 활용한 헬스 모니터링 장치에 대한 연구 및 관련 사업이 부상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자 피부는 플라스틱 등 소재를 사용해 피부에 부착하면 염증을 일으키거나 신진 대사에 문제를 일으키곤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성원 교수 연구팀은 기존의 2차원 평면 방식의 기판이 아닌 1차원 나노 섬유를 이용한 기판을 제작했다. 그 위에 전자피부 소자 개발 기술을 응용하는 방법을 적용해 체온, 근전도와 같은 생체신호를 수집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연구팀은 물에 잘 녹는 고분자 폴리비닐 알코올(PVA)을 금 입자로 코팅한 나노 크기(300~700nm)의 섬유로 제작해 그물망 구조로 엮은 나노 섬유 기판을 만들었다. 그 위에 기존의 전자 피부 기술을 활용해 터치, 온도, 압력 등을 측정하는 센서를 제작 및 탑재한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섬유 기반 전자피부는 전기적 성질을 유지하면서도 신축성이 좋아 손가락과 같은 관절에 부착해도 밀착력이 우수하다. 또 기판 전체에 고르게 분포하는 나노 크기의 구멍을 통해 공기와 체액이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존 전자 피부에 비해 얇고 부드러우면서도 별도의 접착제 없이도 물을 이용해 붙일 수 있다. 사용자가 신체 원하는 부위에 직접 부착해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전기신호, 체온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이성원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전자피부를 1주일 동안 피부에 부착해본 결과 이물감이 없고, 피부에 염증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장시간 헬스 모니터링에 적합한 전자피부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18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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