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안구 건조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인공눈물(점안액)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일회용 인공눈물이 직장인의 필수품으로 부상한 데 힘입어 올해 국내 인공눈물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최근 일회용 인공눈물 ‘루핑’의 포장 디자인을 새롭게 단장하고 2030 세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출시한 히알루론산나트륨 기반 인공눈물이다. 히알루론산나트륨은 원래 무게보다1,000배 이상 많은 수분을 함유할 수 있어 적은 양으로도 안구건조증에 효과적인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평가 받는다. 현대약품은 방부제가 없고 촉촉함이 오래간다는 점을 강조한 이색 광고를 각종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선보이며 세 몰이에 나서고 있다.
JW중외제약도 ‘프렌즈’ 시리즈를 앞세워 일회용 인공눈물 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대표 제품인 ‘프렌즈 아이드롭’은 포도당과 멘톨 성분을 업계 최초로 첨가해 눈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여성 고객들의 호응이 높다. 프리미엄 인공눈물을 표방한 ‘프렌즈 아이엔젤’는 예민한 눈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다.
종근당도 지난해 말 ‘제노벨라’를 선보이며 일회용 인공눈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종근당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제노벨라’는 고객의 선호도를 감안해 제품별로 인공눈물 성분의 농도를 다르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자사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레스타시스’와 연계해 유통망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눈물은 크게 다회용 인공눈물과 일회용 인공눈물로 나뉜다. 다회용 인공눈물은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도록 대용량으로 만든 제품으로 병의원에서 안과 환자에게 쓰인다. 일회용 인공눈물은 소량으로 포장해 휴대성과 편의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많은 직장인과 학생이 주요 고객이다. 주요 업체들이 일회용 인공눈물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지난해 국내 전체 인공눈물 시장 1,780억원 중 일회용 인공눈물 시장은 980억원 규모로 커졌다.
약국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보다 의사의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 훨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인공눈물 시장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전문의약품은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어 일반의약품보다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주요 제약사들은 동일한 인공눈물 제품을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나눠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인공눈물 시장이 올해 2,000억원 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급증하면서 눈의 피로와 건조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한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시간 10분으로 브라질, 중국, 미국 등에 이어 세계 6위를 차지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주요 제약사들이 앞다퉈 인공눈물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체 제품 수도 올해는 300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며 “성분에 따른 효능 차이 못지 않게 브랜드를 보고 선택하는 환자들도 많아 시장 선점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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