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는 랜드로버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모델이다. 특히 올해 8년 만에 5세대 모델로 재탄생한 ‘올 뉴 디스커버리’는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5세대 디스커버리가 기존 모델과 달라진 점은 우선 외관을 꼽을 수 있다. 지난 1989년 출시 이후 28년 동안 고집스럽게 유지해오던 각진 모습을 버리고 유선형 차량으로 변신했다. 투박했던 인상을 성형한 느낌이다.
뼈대와 엔진 역시 완전히 새것으로 바꿨다. 기존의 강철 프레임 차체 대신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를 적용해 차체 무게를 480㎏이나 줄였다. 엔진은 최고출력 240마력 2.0ℓ, 최대토크 51.0㎏·m의 SD4 인제니움 디젤 엔진과 258마력 3.0ℓ TD6 터보차저 디젤 엔진이 적용됐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화를 이뤄 빠른 반응속도를 자랑한다. 이를 통해 디젤 SUV의 약점으로 꼽히던 소음과 진동을 줄였고 복합연비도 ℓ당 9.4㎞로 높였다.
프리미엄 SUV에 걸맞은 첨단 편의 장치도 대거 탑재됐다. ‘오토 액세스 하이트’ 기능은 운전자가 차량에 오르거나 내릴 때 차체를 최대 4㎝까지 낮춰 준다.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시트 배열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그렇다고 ‘강인함’이라는 정체성을 버리지는 않았다. 다른 프리미엄 SUV와 차별화되는 디스커버리의 장점은 역시 오프로드 주행이다. 변속기 옆에 위치한 다이얼을 돌리면 잔디·자갈·눈길·진흙·모래 등 다양한 노면 상황에 맞는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모드에 따라 차량은 엔진부터 변속기·서스펜션·제동장치 등 모든 부분을 각 환경에 가장 적합한 상태로 바꿔 준다. 40도에 이르는 경사면은 물론 90㎝ 깊이의 웅덩이, 바퀴 한 짝이 허공에 들릴 정도의 요철 도로는 물론 계단도 어려움 없이 통과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경사길 주행 성능은 경쟁 차량의 추종을 불허한다. 내리막길에서 주행 조절 장치를 작동시키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시속 2~3㎞의 속도로 안전하게 내려온다. 전방 시야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오르막길에서는 보조 카메라를 통해 장애물을 확인할 수도 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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