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 카드사는 정부가 오는 2019년 카드수수료 인하를 못 박으면서 실적악화 우려로 한숨을 쉬고 있다. 우대수수료 적용 카드가맹점 범위를 다음달 시행하면서 3,500억원의 수수료 손실이 불가피한 가운데 카드수수료율을 인하하면 추가로 2,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돼 카드사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카드사 고위관계자는 “이미 수수료만 놓고 보면 역마진을 나타내고 있다”며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하는 비상상황”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부가가치세 체납이 많은 업종을 대상으로 금융회사 대리납부제 우선 도입을 검토한 후 단계적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카드사들은 전산 시스템 구축이나 인력확보 등 추가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결제 취소가 발생할 경우 분쟁 리스크까지 예상돼 사면초가 상태라는 게 카드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7.9%에서 20%까지 낮출 경우 저축은행과 대부업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최고금리를 20%대로 낮출 경우 저축은행과 대부업 1~2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문을 닫아야 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불법 사금융 증가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실제로 한국대부금융협회가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회원사 35개를 대상으로 ‘최고금리 25% 인하 시 신규대출 취급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전보다 “신규대출을 평균 27.5% 축소할 계획”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이와 함께 실손보험 가격 인하 대신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표현을 다소 순화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속도 조절에 나섰을 뿐 당국의 실손보험료 인하 의지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이번 국정개혁5개년계획에 2018년부터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시행하겠다는 방안도 포함했다. 이에 증권사와 보험·카드사 등 금융계열사를 여러 곳 보유한 그룹은 당국이 금융계열사 적정자본을 평가할 때 계열사 간 출자지분을 제외하는 방안 등이 시행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금융계열사는 자기자본을 추가로 확충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그룹 계열사인 보험업체라면 정부의 실손보험 가격 인하 정책에다 이 같은 자본확충 문제, 2021년부터 시행될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21) 이슈까지 맞물려 경영관리에서 삼중고를 겪게 됐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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