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초대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 및 소득세 과세구간을 하나 더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도 이례적으로 증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혀 당정을 중심으로 증세론에 불이 붙고 있다.
20일 추 대표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세입 부분과 관련해 아무리 비과세 감면과 실효세율을 언급해도 한계가 있는 만큼 법인세를 손대지 않으면 세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이 같은 내용의 증세 필요성을 제기했다.★관련기사 3면
구체적으로 추 대표는 먼저 “소득 200억원 초과에서 2,000억원 미만까지는 현행 법인세 22%를 유지하되 2,000억원 초과 초대기업에 대해서는 과표를 신설해 25%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기업의 세 부담은 늘리지 않되 자금 여력이 풍부하고 설비투자 및 기술개발 자금 여력이 충분한 초우량기업에 대한 과세를 확대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법인세 2조9,300억원의 세수 효과가 있고 이 돈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자영업자 재정 지원, 4차 산업혁명 기초기술 지원 등을 통해 소득주도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득세 최고세율구간 신설도 제안했다. 그는 “소득 재분배를 위한 고소득자 과세 강화 방안으로 현행 40%로 돼 있는 5억원 초과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는 당이 세제개편 방안을 건의해옴에 따라 민주당·정부와 함께 관련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김부겸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증세 없이 재원조달을 한다고 하지 말고 솔직해지자”며 “소득·법인세 등의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밝혔고 즉석토론에서 17명의 국무위원 중 6명(김 장관 포함)이 증세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선진국에 비해 경유가 싼 것은 사실이다. 미세먼지를 증가시키는 원인이라는 점도 밝혀진 이상 경유에 대해 우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경유세를 인상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태규·박형윤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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