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주요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초대형 고객인 애플에 각 사의 주력 제품 공급 전망이 정반대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0.29% 내린 3만4,200원에 장을 마치며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8.17%나 급락했던 주가는 이날 개장 후 반등하나 싶더니 다시 하락 반전하며 마감했다. 상승세를 타던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최근 내리막 전환했다. 지난 5월 말 2만원 후반대부터 이달 초 3만9,600원을 찍고 52주 신고가를 경신할 때까지 오름세였으나 이후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 기대감이 줄어든데다 LCD TV용 패널 가격 인하 전망이 하락하는 주가에 기름을 부었다.
무엇보다 애플의 차기 아이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이 기대됐으나 물량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루머가 나오며 LG디스플레이 주가는 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공급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최근의 주가 하락은 지나치다는 평가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4분기 실적발표를 계기로 OLED 시설투자가 확고한 방향성을 지니고 전개될 가능성이 높으며 시장 추정과 달리 3·4분기 이익 감소 규모도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LG화학은 반대로 애플 덕에 함박 웃음을 지었다. LG화학은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9에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게 됐다는 소식에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대조를 이뤘다. LG화학 주가는 21일 0.92% 오른 32만9,000원으로 마감하며 올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20만~30만원 사이에서 박스권을 유지하던 LG화학 주가는 이달 들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가 상승의 정점을 찍은 것은 LG화학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L자형’ 배터리 기술이다. 기존 직사각형 배터리와 달리 L자형 배터리는 공간 활용성을 높여 배터리 용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애플이 개발을 의뢰했으나 LG화학만이 기술력을 충족해 애플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증권가에선 LG화학의 전지 부문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형전지는 IT 핵심고객의 신제품 출시로 매출액 증가가 가능하고, 중대형전지는 유럽 전기차 시장 확대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기존 40만원에서 44만원으로 올렸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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