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글로벌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계속된 물가 부진에 ‘트럼프 디스카운트’ 요소, 유럽발 테이퍼링 신호까지 겹쳤다. 1,110원대까지 내려온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120원선을 중심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전 오른 1,118원5전에 거래를 시작하며 약보합세로 장을 열었다. 달러화 가치가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며 글로벌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날 원달러 환율의 방향도 아래쪽이 우세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1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93.67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 10% 가까이 떨어졌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최근 워낙 급락 물살을 탄 만큼 이날 더 크게 떨어지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전 거래일(21일) 7원 넘게 떨어지면서 1,120원대를 깨고 내려온 원달러 환율은 이제 연저점(1,110.50원·3월28일 장중 저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 전반에 흐르고 있고, 1,110원대에서 달러화를 사자는 매수 물량도 밑을 받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120원선을 중심으로 오르내리며 박스권을 만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글로벌 약세를 탄 달러도 반등할 만한 특별한 재료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외환시장은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달러가 지난해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엔화는 상대적으로 힘을 받고 있다. 이날 원엔 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7원89전 오른 1,008원29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달러 약세에 외환 매수세가 엔화로 쏠리는 모습이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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