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최근 A카드사가 자체 시뮬레이션한 결과 최저임금이 기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인상되면 연간 100억원의 비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파견이나 도급 형태의 콜센터나 기간제 사무 인력들의 임금이 그만큼 인상되는 영향이다. 즉 내년에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이들 1인당 월 40만원 정도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를 카드 업계 전체로 확대하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는 총 연간 1,000억여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카드 업체 관계자는 “카드 분실이나 재발급 등 전화상담 수요가 많은 탓에 카드사별로 콜센터 직원을 포함한 파견·도급 인력을 2,000~3,000명 정도 운용하고 있다”며 “이는 카드사 전체적으로 보면 2만여명에 달해 카드사들이 직접 고용한 1만3,000여명의 1.5배가 넘는 규모”라고 말했다.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 영세·중소 가맹점 범위를 확대한데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까지 예상되면서 카드사들은 설상가상인 상황이 됐다. 8개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은 지난해 말 1조8,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수수료와 최저임금 등 정책 도입으로 연간 5,000억원에 가까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계산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인상돼 다른 일자리의 봉급만 올라가면 업무가 힘든 편인 콜센터 인력들이 대거 이탈할 수도 있다”며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인상 폭을 비슷하게 가져가야 해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에 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과 수수료율 인하가 현실화되면 이익 감소 폭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론 등 대출로 거두는 이익을 제외하면 가맹점 수수료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지속적인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며 “카드사들은 콜센터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거나 인공지능(AI) 기반 상담 시스템 도입 등을 서두르는 식으로 인건비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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