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인터넷뱅크인 카카오뱅크의 돌풍을 지켜보는 시중은행장들의 시선은 케이뱅크 출범 당시와는 사뭇 달랐다. 케이뱅크를 인터넷뱅킹에서 조금 더 편리성이 담보된 은행으로 봤다면 카카오뱅크는 대중성까지 갖춘, 그래서 모바일뱅킹의 틀을 흔들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반영됐다.
A은행장은 “카카오뱅크 돌풍을 지켜보면서 기존 은행이 갖고 있던 (수수료나 예대마진 등의) 수익 구조를 끝까지 지켜내기가 어렵겠구나 하는 위기감이 들었다”며 “카카오뱅크는 대중성을 무기로 (케이뱅크보다) 더 폭발력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 은행장은 카카오뱅크의 돌풍에 대해 “모바일 대출도 (인터넷은행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기존 은행의 영업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하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장들은 절대 우위에 있던 대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와 수익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토로했다. B은행장은 “환전이나 송금·적금·대출, 나아가서는 자산관리까지 카카오뱅크가 경쟁자가 될 것”이라며 대책 마련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수수료 한시 면제 등은 초기 고객 확보에 유리하겠지만 영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는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보리·조권형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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