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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랠리에…전·현직 임원들 줄줄이 '돈방석'

2009~2011년 스톡옵션은 19만~27만원 수준

주가는 올 들어 38% 이상 올라 250만원 안팎

김의탁 전무 등 보유주 팔아 수억대 차익 챙겨

상승 기대에 퇴임땐 주식 안팔고 회사 떠나기도





#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때아닌 주가 고점 논란에 직면했다. 반도체 사업 호조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중이었지만 최순실 파문으로 검찰 수사가 삼성을 향하는 가운데 일부 임원들이 보유 주식을 매각하면서 회사 내부 악재로 주가가 꼭지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당시 권오현 부회장을 비롯해 임원 7명이 180만원선에서 약 2,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하지만 사상 최대 이익을 만들어낸 삼성전자 임원들의 주가 판단은 틀렸다. 올해 삼성전자의 기록적 랠리에 상투 논란은 기우에 불과했다. 차익실현에 나섰던 임원들도 회사 주가가 이 정도로 오를지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올 들어서 주식을 매각한 임원들은 소수에 그친다. 삼성전자는 가지고만 있어도 오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08%(2,000원) 하락한 249만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외인 매도에 하락세지만 삼성전자는 이달 주가 256만원 시대를 여는 등 고공행진을 해왔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만 봐도 38.17%로 코스피지수 상승률(20.56%)을 압도한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코스피를 끌어올린 것이다.

삼성전자 랠리에 자사주를 보유한 임원들은 높은 평가차익을 누렸다. 김의탁 전무가 지난 3월22일 가장 많은 381주를 주당 209만9,900원에 팔아 8억원을 벌었고 조재문 전무도 3월6일 334주를 주당 200만9,000원에 팔아 6억7,000만원을 챙겼다. 이후 주가가 더 오른 다음에 주식을 판 임원들도 있다. 전준영 전무가 지난달 20일 주당 240만원에 200주를 팔아 4억8,000만원을 벌었고 이재형 전무는 지난달 8일 주당 230만원에 100주를 팔아 2억3,000만원을 챙겼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 임원들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했는데 이는 2009~2011년 사이 행사됐다. 당시 스톡옵션 행사금액이 19만~27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임원들은 주당 170만~200만원의 평가차익을 누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 임원 중 전 전무는 2009년부터 7차례 스톡옵션을 행사해 3,558주를 사들였고 현재까지 2,758주를 팔아 30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사주를 보유한 채 퇴임한 전직 삼성전자 임원들의 자산 증식은 더 어마어마하다. 대표적으로 최지성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퇴임 당시 6,400주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는데 이를 27일 현재 주가로 환산하면 159억3,600만원어치다. 최 전 부회장과 함께 퇴임한 김종중 전 사장이 1,585주, 박학규 전 부사장이 937주, 엄대현 전 부사장이 500주를 갖고 있다고 공시했다. 퇴임일(3월1일) 이후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만 해도 29.55%에 달하기 때문에 주식을 팔지 않고 갖고 있었다면 해당 전직 임원들은 높은 이익을 누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임 임원의 경우 퇴임 이후 매매내역에 대한 공시의무가 사라지기 때문에 주식을 보유 중인지 아니면 팔아서 현금화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임원 퇴임과 함께 갖고 있는 주식을 팔고 회사에서 나가는 일도 드물어졌다. 과거에는 임원들이 정기 인사 때 해임이 결정되면 퇴직금 차원에서 주식을 매도하고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 많았다. 가장 최근 삼성전자 정기 인사가 있었던 5월에도 퇴임한 배경태 전 부사장이 주식 매각 없이 1,163주를 보유한 채 회사를 떠났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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