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목돈이 없더라도 일단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엠폴리오를 통해 펀드에 신규 가입한 고객의 80%가 30만원 이하의 적립식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액이긴 해도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투자할 상품에 배분 되고, 배분 이전에 고객의 투자 성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우선 ‘체험하기’를 통해 자신의 소득 추이, 투자성향, 투자 가능 기간 등을 입력해 본인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받아볼 수 있다. 실제 기자가 우리은행(000030)의 우리 로보-알파로 투자성향을 묻는 질문에 답을 해봤다. △수입증가 △위험중립형 투자경험 △금융상품에 대한 높은 지식수준 △투자원금 손실에 대한 낮은 감수 수준 △1년 이상 2년 미만의 투자가능기간 △파생상품 투자기간 6개월 이내 등을 기입한 결과 ‘위험중립형’으로 진단됐고, 해외주식형 2종목, 해외채권형 2종목, 국내채권 1종목이 담긴 투자신탁 포트폴리오가 구성됐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딥러닝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의 투자성향과 투자목표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도록 설계돼 목표수익률과 변동성, 자산분산도, 비용효율성 등을 시시각각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하나은행의 하이로보는 지난해 3월 은행권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사이버 PB’에서 딥러닝 기술을 더해 한층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보어드바이저가 구성한 포트폴리오가 미심쩍다면 전문가가 추천하는 포트폴리오도 받아 함께 비교해볼 수 있다. 전문가 추천 포트폴리오의 경우 대체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포트폴리오보다는 적은 종목 수로 구성돼 있다. 다른 상품만을 추천하진 않으며 두 포트폴리오에서 겹치는 상품들도 많아 중복되기도 한다.
투자상품이 다양화한 것을 감안해 투자스타일을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하나은행의 하이로보는 투자스타일을 자산배분 알파와 다이렉트 알파로 나눠 유망한 투자상품에 대한 비중을 달리 하도록 했다.
펀드 가입 전까지는 회원이 아니더라도 이용하는 데 돈이 들지 않는다. 실제 펀드에 가입할 경우에는 운용 수수료가 부과 된다. . 하지만 전통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에 비해 수수료는낮은 편이다. 또 투자금 하한선도 낮아 소액투자가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엠폴리오와 하나은행의 하이로보 등은 최소 가입금액이 10만원으로 가입 문턱이 낮다는 평이다.
신규 가입 절차가 끝났다고 해서 포트폴리오가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리밸런싱 기능을 갖추고 있다. 리밸런싱이란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투자 전략을 새롭게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일괄 리밸런싱은 시장상황에 따라 추천 포트폴리오가 변경될 경우 펀드 등 여러 종목을 각각 매도·매수하지 않고 버튼 한번 클릭으로 종목 변경을 완료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 밖에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부가 기능을 제공한다. 엠폴리오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관리가 되고, 우리 로보-알파는 보험상품 추천기능이 갖추고 있다. NH로보-프로는 은퇴시점까지 자산운용 어떻게 할지 설계해준다.
한편 고수익을 올린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들이 있어 자동 구성된 포트폴리오에 대해 판단할 때 참고할 만하다. 일반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AI 스마트베타자(주식-재간접)종류F’는 21.1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글로벌주식에 투자하는 ‘키움쿼터백 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주식-재간접]C’(8.64%)이 뒤를 이었다. 그 뒤로는 ‘키움쿼터백 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주혼-재간접]C1’(8.04%), ‘트러스톤로보기은센퇴직연금자[주혼-재간접]C클래스’(4.77%), ‘하이ROKI1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 H[혼합-재간접] C’(2.73%), ‘에셋플러스알파로보코리아인컴성과보수자 1-2(주식)종류A’(0.43%)등의 펀드가 있었다.
다만 수익률이 높다면 반대로 리스크가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무조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볼 수 없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자체가 이제 첫발을 디딘 수준이기 때문에 기존 프라이빗뱅킹(PB)의 업무를 완벽하게 대체한다고 보긴 어렵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필요한 부분은 실제 영업점을 방문해 조언을 받을 필요가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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