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로 시작되는 ‘님의 침묵(1926)’은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은 외워보는 기념비적 근대시다. 바로 한용운(1879~1944)의 작품이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하나로 독립선언서의 공약 3장을 썼고 불교개혁을 주장한 ‘조선불교유신론’을 집필했다. ‘님’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었다. 연인일 수도 있고 식민지 지배하의 우리 민족이나 조국, 또는 아직 실현되지 못한 진리일 수도 있다. 지난 1896년 출가해 승려가 됐다고 하니 반만년 역사상 최대의 파국에 몰린 사회에 대한 반발심과 변혁의 의지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진은 충남 홍성의 생가지에 있는 그의 동상이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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