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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신용보고서] 한국은행 "우리나라 수출 '낙수효과' 줄었다"

'수출→생산·투자→고용→소비' 선순환 약화

수출대기업 '고용 없는 성장', 해외생산↑ 탓





우리나라 수출의 국내 부가가치·고용 유발 효과가 줄어면서 내수로 성장세가 이어지는 ‘낙수효과’가 약해졌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31일 국회에 제출한 ‘2017년 7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수출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부가가치 및 고용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등 ‘수출 증가→생산 및 투자 증가→고용 증가→소비 증가’의 연결고리는 과거에 비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설비투자 확대 등을 통해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그 온기가 내수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의 부가가치유발계수는 2000년 0.60에서 2014년 0.55로 감소했고, 취업유발계수는 같은 기간 15.0에서 7.7로 반토막 났다. 부가가치유발계수는 수출 한 단위가 창출한 국내 부가가치의 크기를, 취업유발계수는 수출 10억 원이 유발한 취업자 수를 나타낸다.

이처럼 수출의 ’낙수효과‘가 약해진 원인으로 한은은 수출 대기업의 ’고용 없는 성장‘을 꼽았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 주력 품목이 반도체 등 장치산업에 속해 있어 수출 증대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치산업은 노동이 아닌 거대 자본을 투입해 대규모 장치를 만들고 그를 통해 상품을 생산하는 산업을 뜻한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 수출 증가를 견인했던 반도체는 업황 호전에 힘입어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으나, 장치산업 특성상 설비 위주로 투자가 진행돼 고용 증대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2000년대 들어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가 활발해지면서 해외 현지생산이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휴대전화, 자동차 등 기업들이 현지에서 완성품을 만들어 생산하는 경향이 확대되면서 이들의 수출이 늘어도 국내 생산과 고용은 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수출이 내수에 미치는 파급 영향이 약해지면서 수출 대기업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를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수출이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수출에서 내수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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