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80%에 육박했던 KDB생명의 온라인(CM) 채널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급락했다. 경쟁사들이 온라인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하는 사이 KDB생명은 매각 이슈에 파묻혀 ‘온라인 1위’ 수성에 실패한 탓이다.
31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온라인 생명보험 시장 규모는 52억원(초회보험료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 성장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생보 시장의 급성장에도 KDB생명의 점유율은 5월 현재 9.6%로 고꾸라졌다. KDB생명은 2012년 생보 업계에서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이었던 온라인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2014년에는 시장점유율 77.3%를 기록하는 등 독보적인 온라인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교보생명이 지분투자한 교보라이프 등이 뛰어들어 가세하면서 2015년 시장점유율을 51.8%로 내어주더니 2016년 27.5%로 계속 떨어졌고 올 들어서는 하위권인 동양생명에도 밀려 점유율 5위로 추락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전속 설계사 채널에만 의존해오다 온라인 채널이 대세로 부상하면서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 시장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졌지만 KDB생명은 매각 이슈와 구조조정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점유율의 지속 하락을 불러왔다.
더 큰 문제는 KDB생명의 온라인 입지 약화가 오프라인 영업망 축소 등으로 악순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KDB생명은 오프라인 지점을 기존 170개에서 100개 미만으로 대폭 축소하면서 온라인 채널 강화에 나섰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의 동시 약화가 초래됐다. 더구나 매각 이슈가 계속 불거져 내부 동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KDB생명 관계자는 “지점을 줄이면서 불필요해진 인력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구조조정하기로 했지만 희망퇴직 신청자가 사측 목표에 못 미치면서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본사와 현장 모두 불안감에 휩싸여 있어 영업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KDB생명이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주인을 조기에 만나야 하지만 선뜻 나서는 인수자가 없어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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