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의 수급 주도권이 외국인에서 기관투자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기관의 순매수 확대가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후 주식 매수에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부은 기관투자가는 금융투자로 집계됐고 순매수 상위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관은 연기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수급의 쌍두마차인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패턴이 지난달 17일을 기점으로 바뀌고 있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며 상승장을 이끌었던 외국인은 지난달 17일부터 순매도로 전환한 뒤 이날까지 약 2조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지난달 24일부터는 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수급 공백은 기관투자가가 채우고 있다. 기관은 외국인의 순매도가 본격화한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2조7,276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가 8개월 연속 상승하는 데 기여했다. 금융투자는 지난달 17일부터 전날까지 삼성전자(005930)(8,216억원), 현대차(005380)(1,045억원), SK하이닉스(983억원), NAVER(035420)(733억원) 등 주로 외국인이 집중 매도한 대형 종목들을 받아내며 지수 하락을 막아냈다. 이 기간 동안 금융투자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2조8,281억원으로 기관 전체 순매수액(2조5,469억원)을 웃돌았다. 기타법인의 순매수액이 1,780억원, 투신은 1,61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기관투자가 중 매수 여력이 가장 높은 연기금은 같은 기간 1,261억원을 순매도했고 사모펀드(-1,003억원), 국가·지자체(-921억원), 보험(-724억원), 은행(-91억원) 등도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했다.
투자 성적이 가장 좋은 기관은 연기금이었다. 연기금이 7월17~31일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ETF·ETN·우선주 포함)의 평균 수익률은 6.05%로 다른 기관투자가를 압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0.92%)을 7%포인트 웃돌았다. 국가·지자체가 5.55%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고 보험(5.03%), 투신(3.61%), 사모펀드(2.82%) 등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기관 수급을 이끈 금융투자는 마이너스 수익률(-0.41%)을 기록했고 기타법인(-1.80%)과 은행(-1.76%) 등도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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