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메이저 브랜드 3사가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중국 매체들은 최근 중국 디이자동차와 창안자동차·둥펑자동차 등 자동차 3사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이들 기업 간 통합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보도했다. 디이자동차와 창안자동차가 최근 경영책임자를 서로 바꾸고 둥펑자동차를 포함한 순환인사에 나선 것은 경영통합을 염두에 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창안자동차의 모기업인 중국무기장비그룹의 쉬류핑 사장은 최근 디이자동차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임에는 디이자동차 회장인 쉬핑이 회장으로 교체 임명됐다. 앞서 쉬핑은 둥펑자동차 회장을 거쳐 지난 2015년 디이자동차 회장으로 취임했고 인사 당시 둥펑과 디이자동차는 차체경량화 기술 등에서 제휴를 추진했다. 이번에 쉬핑이 다시 창안자동차로 자리를 옮기자 중국 업계에서는 디이-창안-둥펑 3사의 전략적 제휴를 비롯한 통합 추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쉬핑 회장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이들 3사의 제휴와 통합을 추진하라는 임무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3사 통합이 이뤄지면 외형은 물론 기술력에서도 미국과 유럽·일본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이들 3사의 글로벌 판매량은 연간 400만대 수준이지만 일본 도요타자동차나 독일 폭스바겐 등 외국 자본과 추진하는 합작 생산량을 포함하면 3사 합산 연간 1,000만대를 훌쩍 넘는다. 이는 폭스바겐·도요타·GM의 연산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은 올 들어 자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을 통제하면서도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업체의 M&A는 적극 지원해왔다. 올 상반기 중국 기업들의 자동차 분야 M&A는 8건, 투자금액은 55억달러가 넘는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중국 브랜드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2014년 38.4%에서 2015년 41.3%, 지난해는 43.2%로 늘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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