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체관광객(유커) 감소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롯데백화점이 무려 2달이나 앞서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에 돌입한다. 지난해보다 10일이나 앞당긴 것으로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비상책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8일부터 9월10일까지 서울 명동 본점, 부산본점 등 33개 점포에서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추석 당일(10월4일)보다 58일이나 일찍 시작하는 데다 지난해에 비해서도 10일이나 앞당긴 유례없는 일이다.이번 사전 예약판매 행사에서는 지난해보다 60여 품목이 늘어난 210여 개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설 사전 예약판매 기간에는 5만원 이하 선물세트의 매출이 전년대비 71%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예약판매 행사에서 축산 10~20%, 수산 10~20%, 가공식품·생필품 10~30%, 와인 40~50%, 건강상품 30~50%씩 할인에 나선다. 김영란법 영향을 반영해 5만원 이하 상품 비중을 지난해 26%에서 올해 40%로 14%포인트 늘렸다.
롯데백화점의 이 같은 결정은 유통업계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분석된다. 당초 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자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올 설보다 각각 55일, 51일씩 일찍 예약판매에 돌입한 것을 ‘기록’으로 취급했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은 이보다도 3~7일이나 판매를 더 앞당기며 이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의 이 같은 결정이 최근 유커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을 주축으로 한 롯데쇼핑(023530)은 지난 2·4분기 매출이 6조9,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873억원으로 49.0% 줄었다. 순이익은 무려 95.0%나 감소했다. 중국 영업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겪었지만 내수에서는 선방한 롯데마트와 달리 롯데백화점은 유커 실종과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동시에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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