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같이 제조업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이 최근 청년실업률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청년실업률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한국과 독일의 청년실업률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2년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7.7%에서 지난해 9.8%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독일의 청년실업률은 7.3%에서 6.2%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실업률 대비 청년실업률의 배율은 한국이 독일(1.5배)보다 높은 2.65배(지난해 실업률 3.7%)까지 뛰었다.
현대연은 한국과 독일의 청년실업률이 다를 양상을 보이는 점을 양적, 질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2013년 43.3%에서 지난해 47.3%로 높아졌다. 독일은 경우 2012년 61%에서 지난해 60.7%로 소폭 줄었다. 양질의 일자리가 더디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청년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늘어나며 청년층 실업률이 뛰었다는 것이다. 한국은 잠재성장률보다 실질 경제성장률이 낮아 국내총생산(GDP) 갭이 마이너스를 보이는 상황이다. 반면 독일은 GDP 갭율이 플러스로 전환한 후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질적요인으로는 한국의 고학력 청년층이 늘었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의 청년층의 고등교육이수율은 2005년 51%에서 2015년 69%로 크기 증가했다. 반면 독일은 2005년 22%에서 2015년 30%로 소폭 증가했다. 독일에 비해 청년층의 전공이 시장에서 찾는 일자리와 불일치(미스매츠)하는 비율도 높았다. 한국은 일반교육을 받은 청년층의 전공불일치 비율이 50.5%로 독일(35.7%)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직업 교육을 받는 청년층도 전공불일치 비율이 한국은 45.8%로 독일(9.8%)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이는 그동안 노동시장이 필요한 인재를 한국 교육현장에서 육성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시장과 전공 간의 일자리 불일치가 나타나면서 한국 청년들은 독일에 비해 현장에서 일한 경험도 낮았다. 학업과 일을 병행한 청년의 비율은 한국이 18.6%로 독일(47.3%)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직업교육을 받은 학생의 경우 견습제도를 통해 일자리를 경험한 비율이 4.6%다. 독일은 이 비율이 72.8%에 달한다. 견습제도 외의 일을 통해 일자리를 경험한 학생의 비율도 한국이 6.6%, 독일은 20.4%였다.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경제의 전반적인 신규 일자리 창출력을 높여야 한다”며 “과도한 대한 진학 풍토를 개선하고 산업에서 요구하는 전공을 교육 부분이 반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개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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