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서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장관급으로 격상된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인선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상징적 부처인 만큼 청와대가 신중을 기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제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김혜영 기자입니다.
[기자]
중기부 초대 장관 인선이 안갯속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 16개 부처 장관의 임명을 마쳤지만, 중기부 장관은 아직도 공석입니다.
당초 여름휴가에서 돌아온 문 대통령이 이번주 중기부 장관에 대한 인선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청와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중기부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 핵심부처로 혁신벤처, 중소기업을 살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탈바꿈하는 중책을 맡은 만큼 이를 이끌 수장 임명에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초대 장관 인사가 늦어지는 또 다른 배경에는 ‘백지신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장관이 되면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을 매각하거나 위탁해야 하는 ‘백지신탁’ 제도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겁니다.
‘백지신탁’은 1급 이상 고위공직자 본인이나 배우자, 자녀 등이 총 3000만원을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했으면 이를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신고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위원회로부터 해당 주식이 직무 관련성이 있다는 결정을 받으면 한 달 이내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금융기관에 신탁해야 합니다.
이를 신탁 받은 금융기관은 60일 이내에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거래 정보를 당사자에게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백지신탁’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즉, 공무수행 과정에서 공적, 사적 이해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공직윤리를 확보하기 위한 겁니다.
당초 장관 적임자에는 중량급 정치인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했지만, 실제 청와대에서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벤처기업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일궈낸 회사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기업인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에 중소기업청장에 내정됐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백지신탁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기업인 출신으로 처음 중기청장에 내정됐지만,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는 백지신탁 제도 때문에 결국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초대 내각 ‘마지막 퍼즐’이 될 중기부 장관 지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김혜영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