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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출 ‘대박’ 2030 스타 CEO] 100억짜리 회사 일군 ‘청춘 남매’… 일본 패션 시장에 도전장

<5> 노태호·노효정 데쥬 공동대표

노태호(왼쪽), 노효정 데쥬 공동대표가 서울 동대문구 본사에서 판매하는 의류 상품들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제공=데쥬




유달리 의좋은 세 살 터울의 남매는 어릴 적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20대에 들어서자 ‘당연한 수순’이라는 듯 오누이는 패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빠는 구제 의류를 판매하며 유통과 사업 노하우를 익혔고, 동생은 일본에 건너가 또래 여성들의 패션을 매일매일 살폈다. 언젠가는 일본의 유명 SPA브랜드 유니클로와 겨뤄보겠다는 야심을 키웠다. 오누이의 바람은 결국 현실이 됐고 사업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100억원대의 매출을 자랑하는 회사를 키워냈다.

마치 ‘햇님 달님’의 동화 주인공 같은 남매는 바로 ‘데쥬’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노태호(32)·노효정(29)씨다. 20~30대 여성들에게 핫 브랜드로 통하는 ‘데쥬’는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며 실적이 급상승하고 있다. 노태호 대표는 9일 “경영과 마케팅 업무는 제가 맡았고 패션 아이템 발굴이나 디자인은 동생이 맡아 분업 구조로 성장해왔다”며 “어렸을 때부터 함께 꿈꿔왔던 일이기 때문에 각자 공부하면서 사업 확장의 시나리오를 짜는 과정이 순조로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0년에 설립된 데쥬가 선보이는 패션 스타일은 각양각색이다. 흔히 말하는 ‘스쿨룩’이나 ‘오피스룩’ 등으로 영역을 한정 짓지 않는다. 시즌마다 동생 대표의 눈에 포착된 트렌드를 빠르게 내놓는다. 오빠가 제조와 판매에 이르는 유통 사이클을 빠른 속도로 돌리며 여동생과 손발을 맞춘다.



이것저것 판매하는 물량공세와는 거리가 멀다. 공들여 제작했거나 고객 반응이 도드라지는 아이템에만 판매를 집중한다. 지난 겨울 베스트셀러였던 한 코트는 고객들의 반응을 보며 디자인을 수정하는 데 두 달이 걸렸다. 해당 코트는 1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일으키며 인기몰이를 했다. 노효정 대표는 “스타일을 전환 주기가 짧을 뿐, 무조건 상품을 많이 내놓자는 방식은 결코 아니다”며 “높아진 고객 눈높이에 맞춘 최고의 상품들이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점으로 자리 잡으며 인기를 끌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매 대표는 최근 일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창업하기 전부터 세워온 구상이다. 지난 4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일본어 버전 쇼핑몰 열었다. 일본어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현재 2만명에 육박하고, 매출과 방문자 수는 수직 상승세다.

일본 시장 공략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SPA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한 포석이다. 적어도 여성복 안에서는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최신’을 실시간 보여준다는 메시지가 전략이다. 시즌이나 월 단위가 아니라 매주 신상품을 선보이는 모습도 SPA와 닮아있다. 일본 패션시장을 수년간 꾸준히 공부해 온 동생 대표의 감각 덕분에 서울 홍대에 위치한 오프라인 쇼룸에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노효정 대표가 직접 쇼핑몰 모델로 활동하면서 일본 고객들의 주목도를 높였다. 노태호 대표는 “일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뒤 아시아 전역 진출에 나설 것”이라며 “한국에서 탄생한 글로벌 SPA 브랜드가 되겠다는 저와 여동생의 의지가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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