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정보기술(IT) 계열사 한화S&C를 물적분할하고 사업 부문을 펀드에 매각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문재인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방침에 발맞춰 신설되는 사업법인의 지분을 추가로 매각할 계획이다. 반면 존속회사는 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 등을 소유한 중간 지주회사로 경영권 승계의 핵심고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화 S&C는 오는 10월 회사를 기존 존속법인과 사업 부문으로 분할하고 신설법인의 지분 44.6%를 스틱컨소시엄에 2,50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신설법인은 시스템통합(SI), 소프트웨어 개발 서비스 등의 사업을 맡게 된다. 한화S&C는 김승연 회장의 아들 삼 형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회사로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20%가 넘는 비상장사(상장사는 30% 이상)는 일감 몰아주기의 규제 대상이다. 한화S&C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50%를,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 김동선씨가 각각 25%씩 보유하고 있다. 물적분할 후 삼 형제의 지분율은 55.4%로 낮아진다.
이번 물적분할로 사업법인이 손자회사가 되면서 일감 몰아주기 대상에서는 벗어나게 된다. 그러나 한화그룹은 추가적인 지분 매각을 통해 대주주 지분율을 20% 이하로 더 낮출 계획이다.
존속법인 한화S&C는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에서 핵심으로 떠올랐다. 한화S&C는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갖고 있고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의 최대주주다. 또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토탈·큐셀코리아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화S&C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대주주 지분율을 낮추고 외부 투자자의 사업관리 역량을 활용해 IT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신설법인의 대주주 지분율을 추가로 낮추기 위한 조치들을 추가로 진행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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